[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전투기를 투입해 월드컵 기간동안 독일 하늘을 순찰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공격을 막기 위해서다.

NATO는 지난달 교황이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임무를 수행했고 지난 2월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활약했다.

9·11테러 이후 NATO는 테러에 맞서 글로벌 안보를 지키는 일에 매진해왔다.

'테러의 시대,NATO의 임무'는 필자가 최근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NATO 사무총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도 화제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유럽판의 논설면 편집인인 매튜 카민스키도 참석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주고 받은 대화는 '글로벌'이란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2년째 NATO를 이끌고 있는 스헤페르 총장은 26개 NATO 회원국의 영역을 뛰어 넘어 NATO의 활동무대를 전 세계로 넓히려 하고 있다.

그는 "NATO가 직면하고 있는 위협과 도전은 모두 국제적인 이슈"라며 "테러나 대량파괴무기 확산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말을 뒷받침하듯 그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대형 아프가니스탄 지도가 유럽 지도를 뒤덮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작전은 유럽 밖에서 NATO가 수행하는 첫 번째 임무로 냉전시대가 끝난 뒤 NATO의 존재가치에 대한 중요한 시험무대이다.

얼마전 NATO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브뤼셀에 모여 아프가니스탄 파견 병력을 90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늘릴 것인지를 논의했다.

스헤페르 총장은 "NATO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패한다면 아프가니스탄은 테러 수출국으로 전락할 것이고 그로 인해 테러위협이 유럽과 미국에까지 밀어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작전과 같은 글로벌 임무를 수행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원국들의 태도는 소극적이다.

전 세계 각지에 병력을 파견하려면 대형 수송기를 많이 보유해야 한다.

NATO는 충분한 수송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송기를 빌리기도 한다.

그래서 NATO는 수송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대당 수억달러를 호가하는 수송기를 사려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헤페르 총장은 "비 NATO 회원국과 공동 작전을 수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NATO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을 포함한 37개국 연합군을 이끌고 있다.

또 중동지역에 군 장교 훈련소를 세우는 일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NATO가 지중해에서 벌인 해상 대(對)테러작전에는 러시아 군함 2척이 참여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에서는 NATO의 역할을 북대서양 밖으로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스헤페르 총장의 리더십이 리가 회의를 'NATO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논설면 부편집인인 멜라니 커크패트릭이 최근 WSJ에 'NATO Goes Global'이란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