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출신 설기현이 해냈다...잘 싸웠다! 태극전사"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와 2차전이 열린 19일 강원지역 곳곳이 후반 막바지에 터진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에 열광하며 이른 새벽부터 붉은 함성으로 들썩였다.

이날 단체 응원전이 펼쳐진 춘천시 중앙로터리, 강릉 종합운동장, 원주 치악체육관, 홍천 종합운동장, 속초 학생체육관 등 도내 5곳에서는 모두 1만7천여명의 응원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그림 같은 극적 반전의 순간을 만끽했다.

밤샘 거리 응원도 불사한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염원해 온 시민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연신 '대~한민국'을 외치며 승리를 환호하는 함성을 토해냈다.

그러나 '아트사커' 프랑스에 전.후반 내내 0대 1로 뒤진 채 이렇다 할 공격기회를 잡지 못하자 안타까운 탄성이 곳곳에서 흘러 나왔다.

극적 반전은 후반 36분에 드디어 터졌다.

강원도가 배출한 자랑스런 태극전사 설기현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이 조재진의 머리와 박지성의 발을 거쳐 프랑스 골문을 가르자 거리에 모인 수많은 응원 인파는 순간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설기현의 출신학교인 강릉제일고등학교와 고향 집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특히 설악산 최고봉인 해발 1천708m 대청봉 인근 중청대피소 로비에 마련된 TV를 통해 응원을 펼친 숙박 등산객들도 극적 동점골이 터지자 붉은 함성을 외쳤고 이 함성은 곧 전국 방방곡곡에 메아리로 울려 펴졌다.

중청대피소 직원 이돈희씨는 "숙박 등산객 모두가 끝까지 경기를 지켜보며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며 "동점골과 함께 터진 환호가 온 산천을 깨우고도 남을 만큼 굉장했다"고 말했다.

춘천과 원주 등 도내 각 교도소 재소자들도 이른 새벽부터 방마다 불을 밝힌 채 '대~한민국'을 외치며 짜릿한 동점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또 이날 강원지역 전방부대 장병도 기상 나팔 시각을 오전 4시로 맞춰 놓고 각 생활관(내무실)에서 모여 북과 장구, 징 등을 두드리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도내 곳곳의 거리 응원 장소에 모였던 응원단은 경기가 종료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에 서둘러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응원단의 '대~한민국' 환호에 경적으로 화답했다.

(춘천연합뉴스) 유형재 배연호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