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도 경제 전반적으로는 '마이너스 효과'가 더 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산업 생산의 경우 월드컵 직전 몇 달간은 전년동월 대비 7~10% 정도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정작 월드컵이 열린 6월에는 2.2%로 증가율이 현저하게 둔화됐다.

전월 대비로는 무려 7.9%나 감소했다.

7월에는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으나 8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소비가 위축되면서 산업 생산이 주춤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2년 소비 심리는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중 최고조에 달했다가 계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의 소비자 기대지수는 월드컵이 열린 6월 114.2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110.9,8월 108.6으로 계속 떨어졌다.

소비재 판매는 월드컵이 열린 6월 전월 대비 6.5% 줄었으며 내구재와 준내구재는 전월 대비 12% 가까이 감소했다.

주류 음식료 의류 등 일부 업종에서 소비가 늘었을 뿐 승용차 판매 등은 6월 이후 계속 감소하는 모습이었다.

월드컵 이후인 하반기 전체 소비가 부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월드컵이나 거리 응원 등과 직결된 일부 업종은 재미를 봤지만 다른 업종들은 사람들의 관심이 월드컵에만 집중되는 쏠림 현상으로 오히려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개최된 2002년과 달리 이번 올림픽은 독일에서 개최된 만큼 월드컵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