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에 빠진 제너럴모터스(GM)및 포드와 델파이의 인력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GM은 올해 안에 2만5000여명을 조기퇴직시키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포드도 1만∼1만1000명가량을 올해 안에 조기퇴직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다.

또 최대 부품업체인 델파이는 조기퇴직 대상을 확대키로 노조와 의견을 같이했다.

이처럼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면 인건비 및 복지 비용을 줄일수 있어 자동차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감소세가 뚜렷한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M·포드 대규모 조기퇴직

GM은 지난 6월부터 북미지역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 1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기퇴직 신청을 받았다.

잠정 집계 결과 전미자동차노조연맹(UAW)에 소속된 근로자만 2만5000여명이 조기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대 14만달러의 명예퇴직금을 받고 올해 안에 GM을 떠날 예정이다.

GM은 당초 2008년까지 12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3만명을 감축키로 했었다.

이와 비교하면 계획보다 빨리 인력 감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GM이 3만명 감축을 통해 목표한 경비절감액수는 30억달러.이 중 25억달러가 올해나 내년 초 절감되는 가시적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포드의 구조조정도 최근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

포드는 17일 현재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기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1만∼1만100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드는 당초 2012년까지 14개의 공장과 3만명을 줄이기로 했었다.

한때 GM의 자회사였던 델파이도 최근 노조와 인원 감축에 합의했다.

3만3000명의 근로자 중 2만3000명을 감원한다는 목표를 세운 델파이는 UAW에 소속된 근로자 8500여명의 조기퇴직을 확정했다.

델파이는 회사 내 두 번째로 큰 노조인 국제 전기통신노조(IUE-CWA)에 속한 8000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도 조기퇴직을 실시키로 지난 16일 합의했다.

델파이는 조기퇴직 대상을 늘려 다시 한번 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노조도 협조적 태도로 돌아서

이처럼 미 자동차회사들의 인력 감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에 완강히 반대해온 노조가 위기 탈출을 위해 최근 협조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이 결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제34차 총회에서 "역사상 최대 위기에 빠진 미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노조가 전통을 깨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노조의 변화와 희생을 촉구했다.

강성노조인 UAW가 구조조정에 협조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여기에 자동차회사들이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실망한 근로자들 사이에 최대 14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명예퇴직금이나 챙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감소하고 있는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릭 왜고너 GM 회장의 말처럼 "판매 1위를 고수하지 않고 경영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둔다"고 해도 판매량이 줄어들면 이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