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와 육아는 '가치(家治)! 둘이! 함께'하세요."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핵심 이슈로 부각되면서 남성들의 가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저출산 극복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등한 남녀 가사·육아 분담 프로젝트'에 쓰일 사업 명칭으로 '가치(家治)! 둘이! 함께'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캠페인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가사·육아 부담은 여전히 불평등해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남성들도 가사와 육아에 동등하게 참여해 양성 평등한 가족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위탁해 서울시내 기혼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가사·육아 영역별 남녀 분담실태 △여성들의 가사분담 욕구 △남편의 가사 참여 관련 요인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였다. 서울시는 이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공무원 △직장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정 내 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신연희 성결대학교 교수는 "50%에 이르는 경제활동 참가 여성들은 일과 가사 병행의 부담 때문에 출산에 대한 의욕을 잃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집안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팔을 걷고 나서주는 게 궁극적이고 가장 중요한 지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 1만5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한국여성민우회도 '평등한 일-출산·양육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평등양육을 위한 요일제' 등을 통해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가사분담 인식 확산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기업들의 참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법령 정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정옥 지원팀장은 "그동안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남성들도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과 욕구가 상당히 개선돼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제는 이런 의지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 분위기와 제도인데 아직 그런 지원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남편들이 실질적으로 여성의 가사부담을 덜어주려는 의욕이 있고,이를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제(3일 정도) △육아휴직 할당제(여성들의 육아휴직 기간 중 일부를 남편에게 할당하는 제도) 등을 원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정부 등이 이를 법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민우회는 앞으로도 '성별 분업'에 대한 고착화된 인식의 틀을 깨뜨리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차병석.박수진(경제부) 조일훈.유창재(산업부) 김후진(과학기술부) 윤성민(생활경제부) 유병연(금융부) 김태철(건설부동산부) 문혜정(사회부) 김재창(문화부) 허문찬(영상정보부) 기자.해외특파원
○문의.제보=ba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