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50) 수석코치는 히딩크호에 이어 아드보카트호에서 연달아 코치직을 수행하고 있다.

베어벡 코치가 1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토고전에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썼던 용병술을 거스 히딩크 감독 당시의 전략과 비교했다.

그는 "어제 우리는 후반에 네 명의 공격수를 투입했다.

이는 매우 큰 위험이 수반되는 전략적 변화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성공적으로 머릿속에 구상했던 전략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어벡 코치는 "히딩크 감독도 이런 면에서는 마찬가지였다"고 부연했다.

베어벡 코치의 설명은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당시 히딩크호는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18분 김태영 대신 황선홍, 후반 23분 김남일 대신 이천수, 후반 38분에는 홍명보 대신 차두리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고 이는 후반 종료 직전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 안정환의 극적인 골든골로 연결됐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토고전에서 전반 모하메드 카데르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하프타임에 극약 처방을 썼다.

반드시 이겨야 할 토고를 상대로 무승부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앙 수비수 김진규를 빼고 원톱 요원 안정환을 조재진과 함께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4-2-4 포메이션'을 썼다고 설명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안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 조재진이 원톱, 박지성과 이천수가 좌우 날개를 맡아 공격수가 순식간에 네 명으로 불어났고 후반 파상 공세를 펼 수 있었다.

이영표(토튼햄)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4-2-4 포메이션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혹시 비공개 훈련에서 이런 전형으로도 연습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선수는 감독의 전술 변화에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영표는 "하프타임을 마치고 전술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그 결과 원하는 모습대로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모든 면을 극복하고 후반에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아드보카트의 마법'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감독의 담대한 전략 카드와 이를 실전에서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선수들의 준비 상태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사실이 베어벡 코치의 설명과 딱 맞아 떨어졌다.

(레버쿠젠=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