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먹고살 길은 오직 차별화된 기술 확보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평범한 아시아의 전자업체 중 하나였던 삼성전자는 이제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하는 맹주로 등극했다.

반도체와 LCD패널,휴대폰,TV 등에서 최근 몇년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삼성전자의 저력은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 사내에 1만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반도체 휴대폰 등 특정제품만 연구하는 독자적인 연구소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삼성전기,삼성테크윈 등도 각자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조직을 사내에 갖추고 있다.

또한 전자 관련 계열사 외에 금융계열사들도 R&D 개념을 도입,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최근 저출산·고령화 등에 대비한 마케팅과 상품개발을 지원하는 '상품 R&D연구소'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2007년 기술특허 세계 3위로'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기술특허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선 특화된 기술개발과 특허확보가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우선 내년까지 특허등록 부문에서 세계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특허등록 건수는 1641건으로 세계 5위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또 현재 250명 수준인 특허전담 인력을 2010년까지 4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1997년 국내 전체 임직원의 16%였던 R&D 인력을 2010년까지 32%(약 2만명)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외부 우수 기술인력과의 교류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국내 주요 대학과 다양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삼성전기,'기술만이 생존의 열쇠'

삼성전자를 후방지원하는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기술확보 노력도 치열하다.

삼성SDI의 경우 올해 초 최고의 기술 선도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 아래 R&D를 담당하는 '중앙연구소' 조직을 대대적으로 혁신했다.

기흥의 중앙연구소를 2개의 핵심 사업부문으로 분리하고 그동안 연구소장이 맡았던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김순택 사장이 직접 맡기로 한 것.이를 통해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차세대 동력원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미래 성장산업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게 삼성SDI의 구상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2004년 창사 31주년을 맞아 선언했던 '세계 톱3의 종합 전자부품기업'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R&D에 적극적이다.

회사의 장기비전을 'TDC(Technology Driven Company:기술선도기업)'로 정한 삼성전기는 단순 제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첨단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특히 소재기술,무선고주파기술,광(光)기술 등 3대 핵심기술 개발에 사내 모든 R&D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협력업체에도 R&D 연구 지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자사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R&D 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도 해준다.

제품의 경쟁력은 계열사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의 부품 경쟁력이 가미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계열사마다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 지원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가 중소 협력업체를 위해 최근 설립한 '금형기술센터'를 들 수 있다.

이 센터는 가전제품의 외형 틀을 만드는 금형 개발업체들에 디자인 개발역량과 기술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R&D 연구시설이다.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중 하나인 에이테크솔루션 사내에 설치된 이 센터에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연구인력들이 함께 기술개발을 논의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