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미군에 의해 집단 구타를 당한 끝에 죽었다는 증언이 제기된 가운데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 사령관인 조지 케이시 장군은 11일 미군은 자르카위를 살리려 했었다고 주장했다.

케이시 장군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알-자르카위가 있었던 바그다드 근교 바쿠바 북쪽의 한 민가를 추적한 경위를 설명하고 '구타 사망설'에 대해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7일 폭격이 있기 2~3주 전부터 아부 라흐만이란 인물을 쫓고 있었으며 그가 한 민가에서 알-자르카위와 회합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있는 신호'(significant signals)를 포착했다는 것.
이와관련, CNN은 이라크 군장교의 말을 인용, 알-자르카위와 그의 참모들간의 휴대 전화를 감시함으로써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민가는 야자수 숲이 우거진 격리된 곳에 있었으며, 진출입로가 하나밖에 없어 만일 미군이 접근중 들킬 경우 알-자르카위가 다시 달아날 것을 우려,공습을 함께 감행하도록 명령했다는 것.
그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근 주민 아흐메드 모하메드가 서방 언론과의 회견에서 "폭격 직후 사람들이 달려가 알-자르카위로 추정되는 남자를 구급차로 옮겼다"면서 "얼마 후 들이닥친 미군들이 그를 밖으로 끌어내 머리를 옷으로 감싼 채 온몸을 마구 때렸다"고 주장한 것을 '실없는 소리'(baloney)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군이 현장에 달려갔을 때, 알-자르카위는 이라크 경찰에 의해 구급차로 옮겨지던 중이었고, 응급 조치를 받았으나 숨을 거뒀다면서 "미군이 그의 생명을 구하려는 사이 그가 죽어버렸다"고 말했다.

케이시 장군은 이날 완료된 알-자르카위에 대한 부검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결과를 보지 못했다"고만 답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