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금융회사의 임원을 만난 적이 있다.

이 임원은 동기들 중 가장 빨리 승진했다.

운용자금만 1500억원에 달해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임원이 은행에 입사해 처음 맡은 일은 전망이 있거나 신명나는 일이 아니었다.

팀의 선배들이 큰 고객들을 잡을 수 있는 굵직한 일을 가로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일은 잡일 뿐이었다.

결국 이 임원은 일년에 단 몇 차례 본국에 소액을 송금하는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일을 맡았다.

모두가 꺼렸던 일이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을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친절한 근무 태도에 호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외국 기업을 소개해주는 일이 잦았고,이 중 한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국내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투자 유치 이후 이 임원은 승진 가도를 달렸다.

신입사원들은 몇 달 근무한 후 이내 실망한다.

이력서 100여장을 쓴 끝에 들어온 직장에서 맡은 일이 기대한 만큼 멋지지도,신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매일 단순 업무만 하다 보니 실제 원하는 일은 언제 올지 까마득하게 느껴지고 앞에 앉아 있는 상관을 보면 미래가 더 어둡게 보이기도 한다.

결국 신입사원은 다시 이력서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회사를 바꾸어 본들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신입사원이 맡는 일은 어느 회사든 비슷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처음 맡은 사소한 일을 시시하게 생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처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은 일을 완수하다 보면 큰 일이 오고 큰 일을 완수할 수 있을 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직장생활의 이치인 것이다.

성공을 위한 기회는 일상적이고 반복되는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윤경 세븐시스컨설팅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