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노리는 해외 진출 지역은 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 이머징마켓이다.

이들 지역은 금융산업이 낙후돼 있지만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만큼 돈을 벌 기회가 많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조업 수출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금융이 해외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은행들도 신흥 시장에 금융수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중국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동남아와 중앙아시아를 1차 공략 지역으로 선정했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베트남 현지 답사를 마쳤다.

하나은행은 특히 중국 동북3성의 현지 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중국 선전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주재원을 파견한 모스크바와 칠레 산티아고에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홍콩에 투자은행(IB)센터를 개설하며 모스크바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 브라질 상파울루에 현지 법인 KDB브라질을 설립,남미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성공 여부는 얼마나 빨리 현지화·글로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기업과 교포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인 영업으로 대상을 확대하고,현지 은행 인수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도 은행의 해외 진출을 심사할 때 현지화 정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진출 허용 때부터 현지 특화전략과 토착화 정도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난관도 적지 않다.

"신흥 시장에서 은행업을 하는 것은 현지 시장의 규제 및 법률 시스템의 미비 등에 따른 위험에 노출됨으로써 비싼 대가를 치르는 와일드오션의 위험이 있다"(박동창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는 지적도 있다.

"해외에서 국내 은행끼리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나 업계의 사전 조율이 어느 정도 필요"(서근우 하나은행 부행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진모·유병연·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