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 '명품 마케팅'이 한창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용카드의 경우 특히 다른 어떤 금융 상품들보다 한층 더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특성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은 서비스나 디자인 측면에서 장인의 혼(魂)을 담은 상품을 개발해 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상위 5%를 잡아라

신용카드사들마다 VIP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수적으로는 미미하지만 사용 금액,사회적 명성 등을 따지자면 카드사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로열 고객'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마다 VIP고객을 가늠하는 기준은 각기 다르지만 통상 카드사용액 기준으로 상위 1∼5% 수준을 잡고 있다.

VIP고객 마케팅에 가장 앞장 서고 있는 곳은 현대카드.현대카드는 최근 상위 이용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인 '더 퍼플(the Purple)'을 내놓았다.

연봉 1억원 이상의 대기업 및 외국계기업 부장급 이상,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상품이다.

신한카드도 상위 1.5∼2%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한탑스클럽'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약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우수고객에 선정되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은행 굿모닝신한증권에서도 똑같은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도 '샤롯데 플래티늄 카드' 등을 출시하며 우수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가 타깃으로 잡고 있는 우수 고객은 1만여명으로 전체 고객의 1% 안팎이다.

공항라운지 무료이용 서비스,생일 무료 꽃배달,수수료 할인,구매물품 보상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이밖에 삼성카드도 전체 회원 중 7% 수준인 65만명의 우수회원에게 호텔외식 할인,전담 상담서비스 등 각종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한다.


○봇물 이루는 마니아 상품

성별이나 연령대가 비슷한 대중(mass)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는 달리 취미,구매 패턴 측면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고객을 한데 묶은 '마니아형'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소량 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명품의 성향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신한카드는 와인애호가를 위한 '와인클럽 카드'를 발급 중이다.

전국 와인 매장에서 와인을 구입할 때 이 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해주며,연간 2~3회 소믈리에를 초청해 무료로 와인 교육을 해 준다.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개념의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비행기 승무원들이 장시간의 비행 등으로 구매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아시아나항공사 승무원 제휴 카드를 발급 중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