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데스크] 日 정ㆍ재계 밀월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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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린 작년 7월22일 시즈오카현 오야마초에서 일본 게이단렌 하계 세미나가 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무더위 속에 회의장을 찾아 업계 대표들을 격려했다.
다음날 주요 신문에는 오쿠다 히로시 전 게이단렌 회장(도요타자동차 회장)과 고이즈미 총리가 덕담을 건네며 건배하는 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2001년 4월 취임한 고이즈미 총리와 2002년 5월 '재계 총리'를 맡은 오쿠다 회장은 유별나게 사이가 좋다.
오쿠다 회장이 10살 위지만 두 사람 모두 개혁을 내걸고 일해왔다.
오쿠다 회장은 "고이즈미식 개혁이 없었다면 일본경제 부활은 없었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1993년 이후 중단됐던 게이단렌의 정치 헌금도 2004년부터 재개해 자민당을 후원하고 있다.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는 많다.
오쿠다 회장은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10일에 한번꼴로 총리를 만나고 별실에서 독대하는 경우도 흔하다.
연초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 민영화로 탄생하는 4개 회사 사장 인사를 오쿠다 회장과 상의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적이 있다.
민영화 성공을 위해 인사가 중요하니 오쿠다 회장의 경험을 빌려 보라는 뜻이었다.
중·일 관계가 냉각된 작년 가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밀리에 만나 양국 관계 매듭을 푸는 외교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총리의 신임이 워낙 절대적이다 보니 장관들이 경제 현안과 관련해 "총리에게 잘 좀 전해 달라"고 오쿠다 회장에게 부탁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오쿠다 회장 취임 이후 정부 정책에 재계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2003년도 세제개혁 때 연구개발(R&D) 및 정보기술(IT) 투자에 대한 감세 정책을 반영시켜 업계에 1조엔 이상의 감세 효과를 가져왔다.
2004년에는 노동자 파견법 개정을 성사시켜 기업의 노동 비용을 대폭 줄였다.
금년 5월부터 시행된 회사법 개정안도 경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재계 주장이 대부분 수용됐다.
고이즈미정권과 재계의 밀월은 1990년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위기감에서 생긴 시대의 산물이다.
정치권과 재계가 힘을 합쳐 경제 재건에 나선 결과 53개월째 경기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11월까지 전후 최장의 경기 확대기를 맞을 게 확실시된다.
지난달 24일 오쿠다 회장 뒤를 이어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70)이 2대 게이단렌 회장에 취임했다.
미타라이 회장의 선임 과정에도 정치권과 재계의 교감이 있었다.
오쿠다 회장은 "일본경제가 중후장대한 산업이 아니라 하이테크 산업 중심으로 질적 변화를 해야 한다"며 IT업계 대표 주자인 캐논의 미타라이 회장을 후임으로 적극 밀었다.
정부도 최근 확정한 21세기 국가발전 청사진인 '글로벌 전략' 키워드로 '과학기술 창조 입국'을 내걸면서 재계와 뜻을 같이했다.
경제 부활을 성공시킨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9월 물러난다.
'포스트 고이즈미'총리와 미타라이 신임 게이단렌 회장이 일본경제를 IT와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또한번 도약시킬지 주목된다.
최인한 도쿄 특파원 janus@hankyung.com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무더위 속에 회의장을 찾아 업계 대표들을 격려했다.
다음날 주요 신문에는 오쿠다 히로시 전 게이단렌 회장(도요타자동차 회장)과 고이즈미 총리가 덕담을 건네며 건배하는 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2001년 4월 취임한 고이즈미 총리와 2002년 5월 '재계 총리'를 맡은 오쿠다 회장은 유별나게 사이가 좋다.
오쿠다 회장이 10살 위지만 두 사람 모두 개혁을 내걸고 일해왔다.
오쿠다 회장은 "고이즈미식 개혁이 없었다면 일본경제 부활은 없었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1993년 이후 중단됐던 게이단렌의 정치 헌금도 2004년부터 재개해 자민당을 후원하고 있다.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는 많다.
오쿠다 회장은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10일에 한번꼴로 총리를 만나고 별실에서 독대하는 경우도 흔하다.
연초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 민영화로 탄생하는 4개 회사 사장 인사를 오쿠다 회장과 상의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적이 있다.
민영화 성공을 위해 인사가 중요하니 오쿠다 회장의 경험을 빌려 보라는 뜻이었다.
중·일 관계가 냉각된 작년 가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밀리에 만나 양국 관계 매듭을 푸는 외교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총리의 신임이 워낙 절대적이다 보니 장관들이 경제 현안과 관련해 "총리에게 잘 좀 전해 달라"고 오쿠다 회장에게 부탁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오쿠다 회장 취임 이후 정부 정책에 재계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2003년도 세제개혁 때 연구개발(R&D) 및 정보기술(IT) 투자에 대한 감세 정책을 반영시켜 업계에 1조엔 이상의 감세 효과를 가져왔다.
2004년에는 노동자 파견법 개정을 성사시켜 기업의 노동 비용을 대폭 줄였다.
금년 5월부터 시행된 회사법 개정안도 경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재계 주장이 대부분 수용됐다.
고이즈미정권과 재계의 밀월은 1990년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위기감에서 생긴 시대의 산물이다.
정치권과 재계가 힘을 합쳐 경제 재건에 나선 결과 53개월째 경기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11월까지 전후 최장의 경기 확대기를 맞을 게 확실시된다.
지난달 24일 오쿠다 회장 뒤를 이어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70)이 2대 게이단렌 회장에 취임했다.
미타라이 회장의 선임 과정에도 정치권과 재계의 교감이 있었다.
오쿠다 회장은 "일본경제가 중후장대한 산업이 아니라 하이테크 산업 중심으로 질적 변화를 해야 한다"며 IT업계 대표 주자인 캐논의 미타라이 회장을 후임으로 적극 밀었다.
정부도 최근 확정한 21세기 국가발전 청사진인 '글로벌 전략' 키워드로 '과학기술 창조 입국'을 내걸면서 재계와 뜻을 같이했다.
경제 부활을 성공시킨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9월 물러난다.
'포스트 고이즈미'총리와 미타라이 신임 게이단렌 회장이 일본경제를 IT와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또한번 도약시킬지 주목된다.
최인한 도쿄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