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업체 약 4만개, 총 사채규모는 40조원 추정!

7일 오후 11시5분 방송되는 SBS ‘뉴스추적’에서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사채 이용 실태를 추적 보도하고 고금리 사채의 늪에 빠져 파산으로 치닫는 서민경제를 조명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채로 빌린 돈에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살펴본다. 유명 대학교수 출신 신경외과 전문의 백 모씨가 2001년 병원을 확장 개업하며 빌려 쓴 1억2천만원으로 그가 2002년 12월 말까지 14개월 동안 사채업자에게 지급해야 했던 돈은 자그마치 16억 원에 달했다.

연이자로 환산한 이자율은 1,300%, 결국 백 씨의 병원은 부도를 냈다. 그럼에도 사채업자는 지금도 원금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며 소송 행각을 벌이고 있다.

또 서울 중부시장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박 모씨도 사채에 허덕이고 있다. 10여명의 일수업자는 그의 식당에 들이닥쳐 폭언과 욕설은 물론 식당 집기도 부수기도 한다. 현재 그의 일수는 5,000만원으로 하루 내야 하는 일수만 60만원이다. 박 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정부의 대출규제에 그마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쉰다.

한편 오히려 사채업자에게 고소당하는 서민도 많다.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린 김 씨는 선이자 30%를 제하고 받은 돈에 지금껏 낸 이자가 원금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더 이상 김 씨가 이자를 낼 여력이 되지 않자 대부업자는 김 씨가 ‘원금을 떼먹고 갚지 않는다’며 경찰서에 고소했다. 조사결과 이 대부업자가 이렇게 고소한 사람들만 수십 명으로, 경찰서의 출두명령에 당황한 채무자들이 나타나면 돈을 더 받아낸 뒤 고소를 취하하는 방법으로 서민들로부터 돈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대부업체가 약 4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에 정식 등록된 대부업체는 1만5,000개에 불과해 전체 사채규모는 최대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록 2002년 이자상한선을 규정한 대부업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현재 사금융 채무의 이자율은 월평균 17%, 연이율로는 204%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은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양혜진 naxnax@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