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무역관장 배창헌

<앵커>

고유가 시대를 맞아 막대한 오일달러가 중동 지역 산유국으로 유입됨에 따라 중동이 지난 70년대에 이어 제2의 붐을 맞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국제뉴스에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이란의 경우에도 연간 9억 배럴 상당의 원유를 수출하여 5백억 불 이상의 오일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동 최대의 수출시장 이란의 상황은 어떤지 배창헌 KOTRA 테헤란 무역관장과 연결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란 시장에서는 오일달러가 우리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관장> 예, 우리의 대이란 수출 주종품은 철강, 합성수지, 가전제품, 자동차부품 등인데 2004년 이후, 특히 고유가 현상이 본격화된 2005년부터 기계류 및 플랜트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한 자국 산업 발전에 소요되는 각종 기계류 수요 증가와 석유가스 분야 플랜트 진출에 힘입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이란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석유 매장량 세계 4위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기업들의 관련 프로젝트 진출 현황은 어떤가요?

<관장> 우선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전 사우스 파(South Pars) 개발 프로젝트를 들 수 있겠습니다. 대림건설과 GS건설이 참여하고 있지요. 또 포스코건설이 최근 수주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조만간 개시될 예정이며, 현대건설이 올레핀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둔 상태입니다. 또한 KOTRA에는 중소기업의 진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각종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성사된 사례도 많습니다. 세부분야로는 사우스 파 프로젝트용 케이블 관을 비롯하여 주사기 등 의료용품 제조설비, 냉장고 조립라인, 알루미늄 판넬 생산기계, 플라스틱 가공기계, 신용카드 제작설비, 섬유기계 등이 있습니다.

<앵커> 소위 제2의 중동 붐을 주도하기 위한 KOTRA의 사업 내용을 소개해 주시지요.

<관장> 예, 오일달러를 겨냥한 기계/플랜트 수주 지원에 관한 것만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KOTRA 외에도 플랜트산업협회, 대한건설협회, 기계산업진흥회,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 6개 기관 공동으로 지난 5월 14일 두바이에 플랜트건설수주지원센터를 오픈하였으며, 동 개소식에 즈음하여 이란에서는 총 18개사가 참가한 대규모 기계/플랜트 상담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15일 개최된 기계플랜트 로드쇼에서는 하수처리 설비, 목재 생산설비, 시멘트 가공기계, 쓰레기 소각 및 폐수 처리 설비, 침목 몰드, 페트병 리사이클링 플랜트, 가스터빈 발전기 등 품목에 활발한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개최된 창원정밀기계전, 대구섬유기계전 등에 이란 바이어들을 유치하였으며 기계류 업체 위주로 지사화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상당히 희망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군요. 그러면 이란 시장에 다른 문제점은 없나요?

<관장> 이란은 중동 최대의 수출시장이지만 최근 보도 내용대로 핵 문제로 인해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현장에서 느끼기로 지금까지는 우리의 수출이 여전히 활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지나친 자국산업 보호 조치로 인해 이란 시장이 폐쇄적 성향을 보이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각종 프로젝트 입찰에서 자국 기업을 우선해 왔습니다만 최근에는 무역 분야에서도 그러한 성향을 감지되고 있습니다. 즉, 소위 자국산업 육성이라는 명목 하에 지난 4월에는 외국 제품의 각종 정부입찰 참여를 금지한 데 이어, 5월 들어서는 우리의 주종 품목인 가전제품, 핸드폰 등에 대한 수입관세를 대폭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오일달러가 넘치는 이란 시장에서도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민성재기자 sj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