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오자 대우의 전·현직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착잡하고 불만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김 전 회장에게 적용된 분식회계,사기대출,재산해외도피 등의 혐의는 지난해 4월 이미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안들이었던 만큼 이번에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우 관계자들은 "김 전 회장이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한 공로가 재판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백기승 전 대우그룹 이사는 "다른 혐의는 제쳐놓고서라도 해외로 빼돌리지도 않은 돈을 21조원이나 추징당한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재판부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경영인의 고뇌와 외환위기 이전에 대우가 추구했던 성장철학을 외면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재계도 재판결과에 일제히 안타깝다는 비공식 논평들을 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한때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국가경제에 기여했던 경영자가 경위야 어찌됐든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것은 유감"이라며 "김 전 회장의 공과가 정당하게 평가받을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