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고자동차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가 분석한 '중고자동차 수출 현황 및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중고차 수출 대수는 19만9933대로 전년에 비해 3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도 국산 중고차 수출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줄어든 5만861대에 그쳤다.

국산 중고차 수출은 중동지역 수요 폭증에 힘입어 2004년 31만2182대로 최대를 기록한 이후 이라크를 비롯한 주요 수입국이 노후 차량에 대한 수입을 금지한 데다 관세 인상 조치까지 겹쳐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 반대로 일본의 중고차 수출은 거점별 물류단지 조성 등의 지원책에 힘입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중고차 수출은 전년보다 12.7% 증가한 94만1000대에 달해 한·일 양국 간 수출물량 격차는 2004년 52만3000대에서 74만2000대로 벌어졌다.

오른쪽 좌석에 핸들이 부착돼 있는 일본산 중고차는 좌 핸들차량에 비해 수출 여건이 불리한 데도 불구,요코하마 두바이 등 국내외 주요 거점에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을 통한 산업 집적화 및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출 물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수출업체들은 업체별로 500평 이내의 소규모 야적장 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어렵고 수리와 도색 등을 외부에 위탁,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 업체들은 사업 규모가 작고 해외 시장에서는 높은 리스크로 인해 무역금융이나 수출보험에 의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면서 "수출 활성화를 위해 중고차 수출물류단지 설치가 시급하다고 산업자원부 등 관계당국에 건의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