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이미지일 게다.

그런 까닭에 자신에게 유리한 이미지는 확대재생산을 하려 하고,불리한 이미지는 가능한 숨기려 애쓴다.

그러나 실제로는 합리성과 포용력,카리스마 등에서 후보자들간의 차별성이 그리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후보자는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한다.

'대세효과' 또는 '편승효과'라고 하는 '밴드왜건효과(Band-wagan Effect)'가 한 가지 방법으로 원용되곤 한다.

나팔 불고 북치는 악대가 선두에 서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궁금해서 모여들기 시작하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것은 곧 독일의 여성 매스커뮤니케이션 학자 노엘레 노이만의 '침묵의 나선이론'과도 일맥상통하는 얘기인데,여러 사람이 있을 때 그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은 침묵한다는 이론이다.

이와는 달리 '언더독효과(Under-dog Effect)'는 정반대 개념이다.

개싸움에서 유래한 언더독은 약세에 있는 후보자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도록 해서 지지세를 늘리는 것이다.

'약자에 대한 동정론'의 다른 이름인 셈이다.

선거 막바지에서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싹쓸이만은 막아달라'며 읍소하고 나선 경우가 바로 언더독효과를 노린 것이다.

어떻게든 열세를 만회해 보려는 고육지책의 전략이라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는 밴드왜건효과가 강력하다고 평가되고 있지만,종종 당락을 좌우할 만큼 위력을 떨치는 언더독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학자들은 대체적으로 두 효과가 상쇄되게 마련이어서 막상 선거판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선거를 하루 남겨두고 각 당은 나름대로 대세론과 동정론을 펼치며 전력질주하고 있다.

민심이 어떠했는가는 곧 확인될 터이지만,여야를 막론하고 갖가지 불미스런 일들로 깊게 골이 패인 상황에서 어느 당이 승리한들 과연 축배를 들면서 기뻐만 할 수 있을까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