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검사장 · 총장은 시간문제죠" … 女검사 3인방의 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아니 언제 그렇게 연습했어.다시해." 초여름 햇살이 가득찬 지난 26일 오후 5시 대검찰청 별관 앞마당. 여검사들간에 때아닌 팔씨름이 벌어졌다.
현역 여검사들의 '둘째 언니'격인 이옥 부장검사(42·사시 31회·법무부 인권정책과장)와 '셋째'인 김진숙 부장검사(42·사시 32회·대검찰청 부홍보담당관)의 한판승부.심판은 '맏언니'인 조희진 부장검사(44·사시 29회·사법연수원 교수)가 맡았다.
카메라를 보며 웃던 두 사람은 조 검사의 "시~작" 구호가 떨어지자마자 맞잡은 손에 잔뜩 힘을 주었다.
결과는 김 검사의 완승.이 검사는 "다시하자"며 '동생'의 팔을 낚아챈다.
'최초의 여성 부장 검사''법무부 최초의 여성 과장''최초의 특수부 여성검사'…. '처음'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들에게 남겨진 자리는 '첫 여성 검사장' '첫 여성 검찰총장' 등이다. 여성 검사 세 명에게 검사 생활을 들어봤다.
▲조희진=오랜만에 서초동에 와서 그런지 무척 막히네요. 늦어서 미안해요. 사진 잘 나와야 되는데. (나에게)1호 호칭이 따라다녀 부담스러운 면도 있어.여성검사 수가 181명이나 되는데도 1호라는 말을 듣는 거 보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잖아.
▲이옥=맞아요.
여검사는 '독하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여자는 원리 원칙대로 한다는 거지.하지만 사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인정 있는데.
▲김진숙=(웃으며)여검사들이 잘 안봐준데요.
뒤에서 로비하면 달라질 수 있는데 뭐 그런 게 없다는 거죠.여자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딱딱한 이미지가 좀 달라지려나.
▲이=여성검사장이 먼저 나와야지.
▲김=맞아요.
검찰총장은 또 그 다음인데.여성총장 나오면 한두 명만 하고 '이제 여자가 총장 너무 많이 했다'하면서 더 이상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
▲조=그렇더라도 그건 능력 위주로 해야지 안 그래.
▲김=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제가 모셨는데 장관이 여성이란 점에 검찰의 충격이 컸어요.
여자가 상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남자)후배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이죠.그 때부터 여성들을 배려해 보직을 결정하고 그런 것 같아요.
▲조=근데 전 차별받은 경험 있어요.
(웃으며)차별이 없지 않나요.
▲김·이=(동시에)있어요.
▲이=보직에 관한 말이 나와서 말인데.나도 하고 싶은 거 해보려고 로비를 두 번 해봤잖아.중앙지검에 왔을 때 '조사부'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선임 검사한테 말했지.그래서 1,2,3지망에 다 '조사부'를 써넣었는데 당시 조사부장이 여자라서 안된다는거야.그래서 다른 사람과 같이 가는 조건으로 들어가서 1년6개월 동안 일했어.조사면 정말 자신있거든.
▲조=연수원에서 검찰실무 국제형사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1000명 중에 325명이 여자야.한 반이 61명인데 21명이 여자라서 여자들끼리도 반이 다르면 서로 몰라.그래서 올해는 여자연수원 자치회를 여성국으로 바꿨어.인원이 늘어나니까 따로 자치회를 열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연수원 산하기관으로 편입한 거지.이게 최근 (높아진)여성의 위상같아.
▲김=이제 법무부에도 여성국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그럼 남성국도 만들자고 할걸(하하하).
▲조=중학생 아들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있는데 학교에서 적응 못하는 애들을 돕고 싶어지더라.학부모 회의 같은 거 1년에 한 번쯤은 가는데 쉽지가 않아.
▲이=근데 그게 잘 안돼요.
사실 여검사들도 지방근무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고 사건을 조사하다 밤늦게 들어오잖아. 시간도 없고.우리나라 엄마들이 겪는 어려움을 (여검사들도)다 겪는 것 같아.
▲김=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결혼해서 가정과 일에 몰두하다 보면 여검사의 정체성이라는 걸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도 살리고 여성 검사들간의 네트워킹도 적극적으로 만들고 그러면 좋겠어요.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현역 여검사들의 '둘째 언니'격인 이옥 부장검사(42·사시 31회·법무부 인권정책과장)와 '셋째'인 김진숙 부장검사(42·사시 32회·대검찰청 부홍보담당관)의 한판승부.심판은 '맏언니'인 조희진 부장검사(44·사시 29회·사법연수원 교수)가 맡았다.
카메라를 보며 웃던 두 사람은 조 검사의 "시~작" 구호가 떨어지자마자 맞잡은 손에 잔뜩 힘을 주었다.
결과는 김 검사의 완승.이 검사는 "다시하자"며 '동생'의 팔을 낚아챈다.
'최초의 여성 부장 검사''법무부 최초의 여성 과장''최초의 특수부 여성검사'…. '처음'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들에게 남겨진 자리는 '첫 여성 검사장' '첫 여성 검찰총장' 등이다. 여성 검사 세 명에게 검사 생활을 들어봤다.
▲조희진=오랜만에 서초동에 와서 그런지 무척 막히네요. 늦어서 미안해요. 사진 잘 나와야 되는데. (나에게)1호 호칭이 따라다녀 부담스러운 면도 있어.여성검사 수가 181명이나 되는데도 1호라는 말을 듣는 거 보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잖아.
▲이옥=맞아요.
여검사는 '독하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여자는 원리 원칙대로 한다는 거지.하지만 사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인정 있는데.
▲김진숙=(웃으며)여검사들이 잘 안봐준데요.
뒤에서 로비하면 달라질 수 있는데 뭐 그런 게 없다는 거죠.여자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딱딱한 이미지가 좀 달라지려나.
▲이=여성검사장이 먼저 나와야지.
▲김=맞아요.
검찰총장은 또 그 다음인데.여성총장 나오면 한두 명만 하고 '이제 여자가 총장 너무 많이 했다'하면서 더 이상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
▲조=그렇더라도 그건 능력 위주로 해야지 안 그래.
▲김=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제가 모셨는데 장관이 여성이란 점에 검찰의 충격이 컸어요.
여자가 상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남자)후배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이죠.그 때부터 여성들을 배려해 보직을 결정하고 그런 것 같아요.
▲조=근데 전 차별받은 경험 있어요.
(웃으며)차별이 없지 않나요.
▲김·이=(동시에)있어요.
▲이=보직에 관한 말이 나와서 말인데.나도 하고 싶은 거 해보려고 로비를 두 번 해봤잖아.중앙지검에 왔을 때 '조사부'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선임 검사한테 말했지.그래서 1,2,3지망에 다 '조사부'를 써넣었는데 당시 조사부장이 여자라서 안된다는거야.그래서 다른 사람과 같이 가는 조건으로 들어가서 1년6개월 동안 일했어.조사면 정말 자신있거든.
▲조=연수원에서 검찰실무 국제형사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1000명 중에 325명이 여자야.한 반이 61명인데 21명이 여자라서 여자들끼리도 반이 다르면 서로 몰라.그래서 올해는 여자연수원 자치회를 여성국으로 바꿨어.인원이 늘어나니까 따로 자치회를 열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연수원 산하기관으로 편입한 거지.이게 최근 (높아진)여성의 위상같아.
▲김=이제 법무부에도 여성국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그럼 남성국도 만들자고 할걸(하하하).
▲조=중학생 아들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있는데 학교에서 적응 못하는 애들을 돕고 싶어지더라.학부모 회의 같은 거 1년에 한 번쯤은 가는데 쉽지가 않아.
▲이=근데 그게 잘 안돼요.
사실 여검사들도 지방근무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고 사건을 조사하다 밤늦게 들어오잖아. 시간도 없고.우리나라 엄마들이 겪는 어려움을 (여검사들도)다 겪는 것 같아.
▲김=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결혼해서 가정과 일에 몰두하다 보면 여검사의 정체성이라는 걸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도 살리고 여성 검사들간의 네트워킹도 적극적으로 만들고 그러면 좋겠어요.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