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림 트라이브랜즈 사장은 '턴어라운드 전문가'를 꿈꾸는 전문경영인이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어려움에 빠진 회사를 되살려놓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1990년대 중반 IBM 부활의 신화를 만들었던 루 거스너 회장을 '사표'로 삼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나비스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IBM 등 전혀 다른 업종을 거치면서 성공적인 경영을 해왔다는 점에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트라이브랜즈는 그래서 그에게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그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 삼는 것은 직원들과의 신뢰관계다.

그는 "경영철학이라고 거창하게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사장과 직원이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 사장의 방은 여느 회사 사장실과 전혀 다르다.

오히려 회의실과 비슷하다.

사장 책상도 없고 회의용 탁자가 대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옷걸이에는 자사제품 내의가 진열돼 있다.

직원과의 벽을 허물었을 때만 회사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곧 사장실과 회사 곳곳에 쳐져 있는 벽을 허물 생각이다.

실무적으로 어렵다면 투명 유리벽을 만들어서라도 열린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런 그의 자세는 오래된 미국 생활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재미교포인 이 사장이 한국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00년 피자헛 CEO(최고경영자)가 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의 한국과의 사업 관련 인연은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밴더빌트대 공대를 졸업한 그는 82년 첫 직장으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입사한다.

엔지니어로서 방산분야에 일하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했던 군현대화 사업인 '율곡사업'에 참여했다.

이후 몰렉스라는 반도체 부품 제조회사로 옮겨 87년부터 3년간 한국에서 근무했다.

이후 MBA학위를 받고 96년 피자헛 한국지사의 CFO(재무담당 임원)로 발령받아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CEO로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는 문제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 의식에 맞춰 기업을 변화시키는 게 'CEO의 가장 큰 도전'이라는 것이다.

그가 40여년을 넘겨온 전통적인 내의 업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