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자원국유화 흐름은 미국의 중남미정책은 물론 중남미 무역체제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자원을 무기로 한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와 쿠바가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에 반대하면서 이에 대응할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들 나라는 미국이 추구하는 개별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인민무역협정(PTA)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안데스 공동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등 기존 남미무역체제는 간판만 남은 채 FTA 대 PTA의 구도로 재편되는 과정에 들어섰다.

FTAA는 북미 알래스카에서 남미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아메리카대륙의 경제를 단일 자유무역체제로 통일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쿠바를 제외한 34개국 정상들이 1994년 12월 미국 마이애미에 모여 '마이애미 정상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캐나나 미국 멕시코로 만들어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주 전역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미국의 의도다.

그러나 FTAA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미국은 개별국가와 FTA를 맺는 것에 심혈을 기울여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와 FTA를 체결했다.

이같은 FTAA나 개별국가와의 FTA가 미국에 정치적 경제적 예속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는 나라들이 만든 것이 ALBA.작년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중남미 국가 간 통합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시켰다.

볼리비아가 지난 4월 말 가입,3개국으로 늘었다.

세 나라는 미국이 개별국가와 맺고 있는 FTA에 대항하는 PTA를 맺었다.

이들 나라는 PTA강령에서 남미의 산업기반 보호를 천명했다.

아울러 다국적 기업 및 잉여농산물,국가통제를 벗어난 시장 자유화를 경계키로 했다.

미국 중심의 세계화에 대한 반동인 셈이다.

ALBA와 PTA가 세를 더 확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오일달러를 무기로 강력하게 확대정책에 나서고 있어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페루 대통령후보인 우말라는 미국과의 FTA에 대놓고 반대하고 있어 당선될 경우 PTA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올해 대선을 치르는 에콰도르나 멕시코에서도 좌파후보가 당선될 경우 PTA와 ALBA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리추구형 좌파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이 PTA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어디까지 세를 확산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