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열린우리당,정우택 한나라당 충북도지사 후보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행정수도 이전을 계기로 충북을 명실상부한 국토의 중심으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대덕특구 및 행정중심복합도시와의 연계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KTX 호남선 남공주역 설치에 대해 한 후보는 "대전과 충남북이 상생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한 반면 정 후보는 "충북도민의 여망을 저버린 잘못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 외지기업 유치

-충북지역은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행정중심복합도시 배후 거점으로 부상,수도권 기업들에 매력적인 이전 대상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외지 기업을 끌어들일 묘책을 갖고 계신지요.

▶한범덕=오송·오창~진천·음성~충주~제천으로 이어지는 첨단지식산업벨트를 조성,수도권 기업을 유치하겠습니다.

'잘사는 충북·부자 충북' 실현을 위해 전국과 세계 각지를 발로 뛰는 '세일즈맨'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특히 오송·오창은 바이오 정보통신 산업단지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호남고속철,중부·경부 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망을 내세워 기업을 끌어오겠습니다.

▶정우택=제주도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본사를,충남은 아산·탕정에 삼성 LCD산업단지를,경기도는 파주에 100만평 규모의 LCD산업단지를 각각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충북의 경우 지난 4월 말까지 종업원 300명 이상 대기업 수가 2004년에 비해 오히려 7곳 줄어든 78곳에 불과합니다.

오송생명과학단지,충주 기업도시·첨단산업단지,제천바이오밸리 등 이미 조성 중인 산업단지에 투자 가능한 기업들을 파악하고 이들 기업의 투자동향을 분석하기 위한 '투자유치지원단'을 구성하겠습니다.


◆ 청주산업단지 발전방안

-도심이 확대 발전하면서 청주산업단지가 결과적으로 도시 한가운데 위치하게 돼 공해 등 각종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실건지요.

▶한범덕=산자부가 청주산업단지를 생태시범단지로 선정한 만큼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나 폐기물 등은 재처리를 통해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청정 생산체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오창·오송과 연계한 무공해 첨단지식기반 산업단지로 기능을 바꿔나가겠습니다.

▶정우택=청주시 장기발전 계획을 고려하면 이전해야 합니다.

인접한 대농 자리가 청주 서부권 핵심 지역으로 개발되고 있고 가경지구·하복대지구도 개발이 완료돼 이전이 당연합니다.

오송·오창단지를 이전 후보지로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 중.북부 소외지역 발전 방안

-상대적으로 소외된 충북 중·북부지역에 대한 개발 계획은 갖고 있습니까.

▶한범덕=충북 중부지역의 경우 진천과 음성에 혁신도시가 조성됩니다.

또 진천과 증평이 행복도시 광역도시계획권에 포함됩니다.

괴산도 인접 지역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 등 이 일대는 이미 참여정부 최대의 수혜 지역이 되었습니다.

△청원 부용 중부권 내륙화물기지와 음성 유통단지를 연계한 물류벨트 △충주첨단산업단지~중원산업단지~증평지방산업단지~진천이월지방산업단지를 잇는 산업단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습니다.

▶정우택=오송역(행복도시)∼청주∼충주∼제천을 연결하는 충청고속도로 건설로 충북지역을 한 시간대에 연결하겠습니다.

아울러 충북선과 태백선을 활용,KTX 열차를 강원권까지 연계할 작정입니다.

이 밖에 충주 기업도시와 제천 교육연수타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은 물론 단양 석회석 신소재 특화지역과 충주의료원 현대화사업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연계

-인접한 대덕R&D특구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효율적인 상호 협력방안은 없는지요.

▶한범덕=대덕R&D특구는 현재 용지난으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공단 개발이 활발한 충북지역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대덕의 기술력과 충북의 기반시설이 합쳐질 경우 수도권에 버금가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정우택=대덕R&D특구 범위를 오송·오창산업단지와 천안까지 확대하는 법 개정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충남의 천안밸리 등으로 광역화할 경우 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산업용지를 확보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역은행 설립

-충북은행 합병 이후 지역에 기반을 둔 이렇다할 금융회사가 사실상 없습니다.

지역경제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새 지역은행을 설립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한범덕=충북은행이 문을 닫은 후 지방은행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지역에 기반을 둔 은행 설립도 장기적으로 꼭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지역의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등 다양한 향토 금융회사를 활성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금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신용보증 기능 강화,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동시에 강구돼야 합니다.

▶정우택=우선 도민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하나로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한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정책적 접근을 시도했으나 기존 금융권의 견제가 심해 도민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습니다.


◆ 남공주역 설치

-KTX 경부선 오송역과 호남선 오송분기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남선 남공주역 설치를 확정해 충북도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충남도민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범덕=남공주역은 백제문화권과 충남도민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충남·북과 대전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것입니다.

남공주역은 오송역에서 40km 이상 떨어져 있어 서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송역을 종합터미널 및 복합 쇼핑몰 컨벤션센터를 겸비한 민자역사로 개발,교통 물류의 중심지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정우택=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은 150만 충북도민의 여망이 하나되어 이룩한 작품입니다.

오송분기역은 국토의 X축 개발에도 최선입니다.

오송역과 오송분기역은 행복도시의 관문이라는 중대한 기능도 수행하게 됩니다.

남공주역은 열린우리당이 충남 표를 의식해 급조한 선심성 공약입니다.

남공주역이 건설될 경우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로 전락할 게 뻔합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남공주역 건설은 불합리한 결정입니다.


◆ 수도권 규제완화

-지역경제계는 행복도시,공공기관 이전 추진과 이번 선거를 계기로 촉발된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이 충청권 위축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 기조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을 골자로 하는 '규제 완화'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십니까.

▶한범덕=수도권과 지방이 동시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중앙정부에 강력 건의하겠습니다.

비수도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수질오염총량제를 명분으로 택지개발 규모를 늘리고 공장 신·증설과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인 데다 지방과 수도권 경쟁력을 모두 저하시킬 수 있어 집권여당 후보로서 정부에 강력 건의하겠습니다.

▶정우택=수도권 규제 완화 내용과 방향으로 볼 때 전면 해제의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방 차원의 공동 대처 방안과 정책 재고를 강력히 촉구하겠습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선 지방 발전,후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기조가 흔들리면 공공기관 이전,기업도시,지역혁신사업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에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재고해줄 것을 강력 촉구하겠습니다.

청주=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


<충북지사 후보 프로필>

△한범덕

출생지:충북 청원 1952년 7월 26일

학력:청주중 졸(68년),청주고 졸(71년),서울대 동양사학과 졸(76년),청주대 행정대학원 석사(90년)

주요경력:제22회 행정고시 합격(78년),문화공보부 근무(80~94년),대전시 대덕구청장(94~98년),청와대 근무(98~2001년),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2000~2003년),충북도 바이오산업 추진단장 및 기획관리실장(2003년),충북도 정무부지사(2003∼2006)

△정우택

출생지:충북 진천 1953년 2월 18일

학력:경기고 졸(72년),성균관대 법학과 졸(77년),서울대 행정대학원 졸(79년),미국 하와이대 경제학박사(92년)

주요경력:제22회 행정고시 합격(78년),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91),15·16대 국회의원(96~2004년),아태환경개발의원회의(APPCED)집행위원장(2000~2004년),해양수산부 장관(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