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라 현대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석방 탄원서를 작성했으며,이를 법원과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현대그룹이 24일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날 "같은 뿌리에서 나온 현대차그룹의 어려움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현대차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을 볼 때 하루 속히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해 탄원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탄원서 작성은 현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 회장의 도움을 바라고 탄원서를 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현 회장의 순수한 뜻을 임직원들이 받아 탄원서를 자발적으로 준비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최근 현 회장의 행보로 미루어볼 때 현대그룹이 범 현대가 그룹 중에서 가장 먼저 탄원서를 작성한 데는 나름의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설명대로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여야겠지만 한편으로는 현 회장이 정 회장에게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해결에 도움을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 주말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아들 원태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정 회장을 면회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만간 정몽구 회장을 면회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