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할인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가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채주연기자.

한달 전 까르푸 인수에 실패한 신세계가 결국 월마트를 거머쥐었군요?

기자-1> 네. 신세계가 어제 오후 월마트코리아의 인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16개 점포를 8천2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는데요,

인수 후 별도법인을 설립해 전 매장을 그대로 운영하고 임직원들의 고용도 100% 승계할 계획이지만 브랜드 명칭은 이마트로 변경됩니다.

(CG1-국내 할인점 점포수.점유율)

국내에서 9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가 단숨에 16개의 점포를 확보하면서 롯데마트를 비롯한 업계 2,3위 업체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습니다.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의 인수작업을 암암리에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까르푸 인수전 참여 당시에도 협약이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1> 구학서 / 신세계 사장

"사실 지난 3월부터 상호간 협약을 진행해왔습니다. 구체적인 조항은 2주 전에 동경에서 마무리 됐고, 오늘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그 사이 물론 까르푸 인수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습니다만 저희는 까르푸보다는 월마트 쪽에 더 가능성을 가지고 진행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2> 신세계가 마음은 월마트에 가있으면서 괜히 까르푸 인수전에 참여해 몸값 올리기에만 일조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까르푸와 월마트를 놓고 저울질을 했을텐데, 월마트를 인수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자-2> 구학서 사장은 "까르푸의 경우 임차점포가 8개나 있지만 월마트는 전체가 자가점포인 만큼 두 업체를 두고 비교하기는 무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월마트 측이 까르푸처럼 업체간 경쟁을 부추기지 않고 신세계와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일이 급진전됐다"고 덧붙였습니다.

8천250억원이라는 인수 가격에 대해서도 상당히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연간 투자액으로 올해도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두고 있어 자체 비용으로도 충분히 인수할 수 있다며 부채 상환도 2-3년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2> 구학서 / 신세계 사장

"장부가라던지 우리가 평가하는 시가로 봤을 때는 상당히 적당한 가격에 인수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회사의 부채비율은 130%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월마트를 인수해도 불어나는 부채비율은 30%에 불과해 회사 자체 자금력으로도 100% 인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3> 이번 인수로 국내 점포가 100개에 육박하게 된 이마트가 앞으로는 어떤 전략을 펼칠지 궁금합니다.

어짜피 업계 1위였지만 까르푸 인수전에서 함께 고배를 마신 경쟁업체들은 속이 많이 탈텐데요.

기자-3> 이마트가 단숨에 95개의 점포를 확보하면서 당초 2010년까지 국내에 130개 점포를 확보하겠다던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학서 사장은 국내에서 신규 출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인수계약을 맺게 돼 앞으로는 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빠르게 추격해오는 2,3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늘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를 계기로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3> 구학서 / 신세계 사장

"국내 출점에 과거 같은 힘을 쏟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고, 현재 주력하고 있는 중국사업에 회사가 좀 더 힘을 기울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신세계가 월마트를 인수하면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마트를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CG-1 국내할인점 점포수.점유율)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현재 4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점포수만 해도이마트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CG-2 국내할인점 매출 현황)

여기다 월마트코리아가 지난해 104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고 해도 앞으로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이마트 매출이 8조9천억원대로 역시 홈플러스의 2배 수준으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이마트가 업계 1위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최근 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도 아울렛을 접목한 신개념 할인점을 선보이겠다며 기존 2,3위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어 할인점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앵커-4> 월마트라고 하면 세계 1위의 할인점인데, 한국에서 철수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까르푸와 마찬가지로 현지화에 실패한 것인가요?

기자-4> 월마트가 한국을 떠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수익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월마트는 지난 98년 한국에 진출했는데요,

지난 2004년에는 7천76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473억원 가량 크게 줄어든데다 영업손실도 두배 가까이 늘며 손실폭이 커지자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입니다.

할인점 업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월마트가 한국에서 이렇게 좋지 않은 성적을 낸 것은 한국 소비자들이 백화점처럼 깔끔한 분위기의 할인점, 그리고 다양한 신선식품을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까르푸와 마찬가지로 본사의 창고형 매장을 고수했던 것이 원인입니다.

월마트는 2004년 기준으로 8천120억원을 한국에 직접 투자했다고 밝혔는데요,

올초 점포 리뉴얼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계약에서 거의 남기는 것 없이 톨톨 털고가는 입장입니다.

월마트 측은 향후 5년 내 한국시장에서 순위권 진입이 어렵다는 판단아래 철수를 결정했다면서도 한국의 유수 제조납품 업체들과는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인터뷰-4> Joe Hatfield / 월마트 아시아 사장

"지난 30여년 간 한국의 주요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소싱 관점에서 한국 활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프랑스 업체였던 까르푸에 이어 미국에서 건너온 월마트까지 한국시장 정착에 실패하면서 앞으로는 이마트를 선두로 한 토종 할인점들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