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칼튼호텔,싱가포르항공 수준의 서비스에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병원도 자연스레 살아나더군요."

싱가포르의 알렉산드라병원 리악 텡 릿 대표는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공공병원을 4년 만에 '환자들이 가장 즐겨찾는 병원'으로 탈바꿈시킨 전문 경영인이다.

2000년 2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뒤 매해 2400만 싱가포르달러(약 143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던 과거를 뒤로 하고 흑자 병원을 만들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신품질포럼이 지난 18∼1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공동 개최한 '신품질 컨벤션 2006'에서 혁신 사례를 발표한 릿 대표는 "알렉산드라병원은 1999년 보건부 조사에서 내방한 환자들의 39%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으로 꼽는 등 싱가포르 내 공공병원 중 모든 부문에서 꼴찌를 차지했었다"며 "취임하자 마자 우선 공공병원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없애야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일단 릿 대표가 메스를 댄 곳은 직원들의 고객 응대 자세였다.

고객 서비스를 민간병원 수준을 넘어 별 다섯개 호텔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리츠칼튼호텔,싱가포르공항 등에서 직접 배우기 시작했다. 릿 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이 리츠칼튼호텔과 싱가포르항공을 방문해 이틀씩 교육을 받았으며 매해 두 회사 담당자들을 초청해 150시간 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품질개선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모든 경영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는 "모든 경영성과는 좋든,나쁘든 무조건 공개하기 때문에 CEO의 고충을 오히려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도우려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릿 대표는 일반 제조업 기업처럼 종업원 품질개선 활동을 전사적으로 벌여 ISO9001 ISO14001 등의 품질인증을 따냈다.

이 같은 경영개선 노력의 결과 알렉산드라병원을 이용한 뒤 만족감을 보인 수치가 지난 99년 69%에서 지난해 96%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50%대 안팎이던 일반 병상률도 77% 수준으로 올랐으며 외래환자 진료 수도 작년 말 113% 늘어난 17만7000명을 기록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