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과 유사한 사건이 21일 부산에서 발생했다.

21일 부산시 남구 구의원 선거 가선거구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배준현(33) 후보와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부산시 남구 대연성당 앞에서 조모(37)씨가 신도 등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있던 배 후보의 복부를 향해 길이 25㎝ 가량의 낫을 휘둘렀다.

이에 놀란 배 후보는 급히 몸을 피하면서 조씨의 어깨를 잡아 넘어뜨렸고, 이후 배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달려들어 조씨를 제지해 화를 면했다.

그러나 배 후보의 사무장인 이희중(43) 씨가 조씨가 휘두르는 낫을 낚아채는 과정에서 한쪽 손에 상처를 입었고, 허리를 삐끗하는 등 전치 4주 이상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 후보도 조씨를 넘어뜨리면서 오른쪽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으며 양복이 찢겼다.

조씨는 범행 직후 "우리당 지지자들이 나를 낫으로 찍으려 했다", "배 후보는 대연성당에 다시는 오지말라"고 고함을 친 뒤 근처에서 조경용 가위를 들고 나와 난동을 계속 부리는 바람에 선거운동원 등 30여명이 비명을 지르는 등 유세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배 후보는 "고교 선배인 조씨에게 며칠전 유세현장에서 만나 인사를 하자 '나는 한나라당 지지자이니까 나한테 이러지 말라'며 싸늘하게 대했다"면서 "나한테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10분께 부산시 남구 대연동 조씨의 쌀가게 입구에서 조씨를 붙잡아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조씨는 경찰에서 "대연성당 정원에서 자원봉사로 낫과 가위를 들고 조경작업을 하고 있는데 지방선거 후보들이 너무 시끄럽게 유세를 해 말다툼이 있었을 뿐 흉기를 휘두른 일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