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유세 도중 괴한들에 의해 얼굴에 자상을 입은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치료를 받고 있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밤 늦게까지 긴장감이 감돌았다.

=취재진 출입상황도 철저 통제=
0...이날 오후 박 대표가 이송된 직후 응급 병동 내에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및 당직자 20여명이 박 대표의 상태를 시시각각 체크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원희룡(元喜龍) 김영선(金映宣) 이규택(李揆澤) 최고위원과 박계동(朴啓東) 권영세(權寧世) 진 영(陳 永) 정두언(鄭斗彦) 의원 등은 박 대표가 입원하게 될 20층 VIP병동에 모여 대책을 숙의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또 박 대표의 상태를 전하기 위해 모여든 150여명의 취재진들의 출입 상황을 철저히 통제했으며, 경호원 1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등 삼엄한 보안태세를 유지했다.

=김정훈 "계획적 범행" 추정 =
0...병동에 있던 의원들 중 김정훈(金正薰) 의원 등 일부는 관할 경찰서인 서대문서를 방문해 서장으로부터 사건 상황을 보고 받고 배후를 반드시 규명할 것을 요구한 뒤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용의자들의 조사 현장을 참관했다.

김 의원은 병동으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모씨는 `술을 전혀 못한다'고 진술했고 실제 술을 안 먹었으나 함께 검거된 박모씨는 만취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씨는 폭력 전과 8범"이라며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고, `잘못은 인정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에게 범행 동기를 직접 물으니 '사회에 불만이 있고, 되는 일도 없고, 돈도 없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고, 박 대표를 택한 이유와 실제 살인 의도, 범행 동기, 배후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천에 사는 사람이 `오후 4시30분에 출발해서 서울 유세장소로 왔다'고 진술한 것을 보면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아닌 검찰이 수사를 해 배후를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표 지지자, 응급실 밖서 촛불집회=
0... 박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인 `박사모' 소속 회원과 일반 지지자 30여명은 이날 밤 응급 병동 앞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박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표님의 쾌유를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임시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으며, 일부는 눈물까지 흘리며 박 대표의 상태를 걱정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박 대표가 난치병 어린이 돕기 성금마련을 위해 직접 만들어 경매에 부친 십자수 작품을 낙찰받은 이성도(49)씨가 촛불시위에 참석, 눈물을 펑펑 쏟아 시선을 끌었다.

이씨는 "정부가 야당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를 무방비로 놓아둔 데 대해 책임이 있다"며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경찰비협조' 주장=
0...이성헌(李性憲) 사무부총장은 병동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고가 발생한 후 112에 신고도 하고, 확성기를 통해 서대문서 사람들에게 빨리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는데도 결국 30~40분이 지나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박 대표가 떠난 뒤에 제복입은 경찰이 왔다"며 경찰측이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부총장은 또 "행사전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했는데도 경찰이 안보여 관할서에 지원을 요청했고, 교통경찰이 오긴 했지만 협조가 잘 안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