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여성부 장관의 '번개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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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저녁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근처의 한 식당에서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관하는 출입기자단 간담회가 열렸다.
장관이 '번개(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이 갑자기 정기모임을 갖는 것)'간담회를 자청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기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 자리는 전날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서울지방경찰청 여경기동대와 함께 성매매 단속현장에 동행한 장 장관이 비공식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17일 오후 11시께 장 장관은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휴게텔을 기습 단속하기 위해 나섰다.
4~5평짜리 방마다 안마용 침대와 욕실까지 갖춰진 그 곳은 단속에 대비해 인근 길거리를 비추는 CC-TV만도 9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경찰이 암호로 쓰여진 고객장부와 피임기구 등의 증거 수집에 나서는 광경을 지켜보며 장 장관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장 장관이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야당 등에서 제기 중인 "성매매특별법은 대표적인 실패 정책으로 풍선효과만 조장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부는 기존 정책이 성매매 집결지 단속과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활사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스포츠마사지,휴게텔,퇴폐이발소 등 유사 성매매업소가 활성화됐다는 점에 적잖은 부담을 느껴왔다.
성매매특별법은 오는 8월로 발효 2주년을 맞지만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한층 지능화된 업종 행태는 단발성 단속으로 뿌리뽑히기가 힘들 정도다.
장 장관은 지방선거 때문에 당장은 발표하기 힘들지만 6월에는 세부적인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선정된 일반 시민들이 자원봉사자의 형태로 성매매를 신고하는 시민감시단이나 성매매 여성들이 여성 기업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책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논하기에 앞서 장 장관의 행보에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이 '10분이면 성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주무 장관의 현장단속이나 후속 대책은 결국 일회성 행사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혜정 사회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장관이 '번개(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이 갑자기 정기모임을 갖는 것)'간담회를 자청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기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 자리는 전날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서울지방경찰청 여경기동대와 함께 성매매 단속현장에 동행한 장 장관이 비공식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17일 오후 11시께 장 장관은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휴게텔을 기습 단속하기 위해 나섰다.
4~5평짜리 방마다 안마용 침대와 욕실까지 갖춰진 그 곳은 단속에 대비해 인근 길거리를 비추는 CC-TV만도 9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경찰이 암호로 쓰여진 고객장부와 피임기구 등의 증거 수집에 나서는 광경을 지켜보며 장 장관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장 장관이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야당 등에서 제기 중인 "성매매특별법은 대표적인 실패 정책으로 풍선효과만 조장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부는 기존 정책이 성매매 집결지 단속과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활사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스포츠마사지,휴게텔,퇴폐이발소 등 유사 성매매업소가 활성화됐다는 점에 적잖은 부담을 느껴왔다.
성매매특별법은 오는 8월로 발효 2주년을 맞지만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한층 지능화된 업종 행태는 단발성 단속으로 뿌리뽑히기가 힘들 정도다.
장 장관은 지방선거 때문에 당장은 발표하기 힘들지만 6월에는 세부적인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선정된 일반 시민들이 자원봉사자의 형태로 성매매를 신고하는 시민감시단이나 성매매 여성들이 여성 기업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책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논하기에 앞서 장 장관의 행보에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이 '10분이면 성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주무 장관의 현장단속이나 후속 대책은 결국 일회성 행사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혜정 사회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