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당국이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버블세븐 붕괴론'이 서울시장 선거전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잠실·송파·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 7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 꺼지듯 한꺼번에 폭락할 것이라는 정부측 주장을 놓고 여야 후보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열린우리당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며 정부를 두둔하고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용 유언비어 유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측 나경원 대변인은 "그런 식의 충격요법으로는 집값을 절대 잡을 수 없다"며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붕괴는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계진 당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갑자기 부동산 버블논쟁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상 청와대가 유언비어를 만들어 노골적으로 경제적 공포심을 유포하는 것이며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선거기간 중에 왜 이렇게 무모한 외줄타기 정책놀이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청와대는 밑도 끝도 없는 막연한 대국민 협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측 오영식 대변인은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8.9배에 달하고,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20%에 불과한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며 "버블붕괴론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당국자는 거품의 급격한 붕괴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면서 "8·31부동산대책과 3·30대책의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강남 재건축에 대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측 장전형 대변인은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규제일변도로만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급물량을 적정수준으로 확대하고 뉴타운 개발을 통해 낙후된 강북지역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측 박용진 대변인은 "말로만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은 더 큰 신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부동산정책 공약인 '1가구 1주택 법제화'를 거듭 촉구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