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시가 이틀째 급락세를 보이며 1410대로 내려앉았다.

원자재값 상승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현대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고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인플레 우려는 과도하며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조정이 ‘가격부담에 따른 단기조정”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 '금리인상 우려' vs '급등에 따른 조정'

원자재가격 급등 우려와 미 금리인상 논란은 새삼스러운 이슈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이후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갑작스럽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의 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전문가들은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에서 나타났듯 미국과 일본의 경기선행지수 상승 탄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현재 중립수준 상단에 위치한 미 금리(5%)가 추가 인상될 경우 하반기 경기 둔화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주택경기 둔화와 금리인상의 누적효과가 하반기에 가시화될 수 있다"며 "이번주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들이 인플레 우려를 완화시키지 못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선 주가약세-금리상승 양상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의 김지환 투자전략팀장은 "미국발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로 우리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과도기적 위험이라 하더라도 현재 이를 흡수하기엔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 등 여건이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코스피지수 3개월기준 전망치를 기존 1400~1600포인트에서 1300~1500포인트로 낮췄다.

반면 현재 글로벌 증시의 조정은 그동안 쉼없이 올랐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는 것일 뿐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하락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와 MSCI 이머징아시아지수는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의 조정은 그동안의 가격부담을 덜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OECD 미국선행지수는 하락했어도 OECD 전체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고 글로벌 경기의 한 축인 중국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1400을 하회할 수는 있어도 큰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어서 조정을 주식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골이 깊을수록 이익 모멘텀은 크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조정과 함께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부담이 크지만 올해 이익전망 하향폭이 클수록 내년엔 상대적으로 더 가파른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이날 "증시가 2분기 깊은 저점을 찍을수록 내년에는 이익 모멘텀이 커질 수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지수를 1600~1700포인트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신한지주 농심 농심홀딩스 오리온 하이트맥주 대우건설 고려개발 한진중공업 삼성전자 한국전력 SK텔레콤 디에스엘시디 금호전기 에스에프에이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