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사상 만세 만만세,무산 계급 문화대혁명.'

문화대혁명 40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 걸려있는 붉은 글씨의 문구다.

'홍색경전(紅色經典,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에 관한 책)'이란 이름의 이 식당은 문화대혁명 시대로 돌아가 있다.

홍위병 복장을 한 종업원들은 쉴새없이 경례를 붙인다.

문혁 기간(1966~1976) 인민일보를 벽보로 사용한 방도 선보였다.

진입로 위의 아치형 안내 간판에는 '격정의 세월'이란 말을 함께 써놓았다.

대형 홀과 80여개의 방으로 이뤄진 이 식당의 최대 수용인원은 900명이지만 예약을 안하면 들어가지도 못한다.

문화대혁명 당시 100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베이징의 한 대학교수는 "문혁을 권력투쟁의 산물로만 보는 서방의 시각으로는 이 식당의 인기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혁과 지금 우리시대의 고민은 맥이 닿아 있다"고 말했다.

문혁은 대약진운동 실패로 당권에서 배제된 마오가 "사령부를 공격하라"는 구호로 학생들을 홍위병으로 동원,실용주의파를 제거하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마오쩌둥이 문혁의 명분으로 도시산업화에 따른 빈부격차 확대와 당의 관료주의 부패를 내건 사실을 되씹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 일변도의 발전노선 한계를 극복하려는 현 정부의 고민이 당시 문혁이 발발했던 배경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현 지도부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당시 마오쩌둥이 내걸었던 해결과제가 비슷하고 그래서 마오의 노선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색깔이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도 있다.

문혁이 상대방을 적으로 공격하는 분열의 시대를 열었다면 후 주석은 포용과 화합을 강조한다.

성장을 위한 개혁을 흔들림 없이 지속하겠다면서도 성장일변도의 폐해를 지적하는 좌파들의 목소리를 용인하는데서 화합을 통해 새 발전노선을 찾으려는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문화대혁명이 4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는지 모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