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뒷돈없인 안되는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몽골과 아제르바이잔,아랍에미리트 3국 방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특별한 느낌을 가진 것 같다. 특히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한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정부관계자나 동행한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커 보인다. 세계 자원의 보고라는 카스피해 유전에 한국기업의 진출을 위한 협상이 진척을 보였고 한국의 앞선 IT진출 협상도 진행됐다. 아제르바이잔이 추진중인 12억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공사와 전력플랜트 사업도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민간보다 정부관계자들이 조금 더 들뜬 분위기다. 아제르바이잔이 몽골처럼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배우겠다며 칭찬 일색이니 속으로 '으쓱'할 만도 하겠다. 정식으로 대사관도 개설하자고 약속한 만큼 '폼잡을' 일도 많아졌다. 현지에서 만난 우리 정부인사들은 양국간 관계의 멋진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이 결코 쉽게 접근할 만한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 방문에 동행한 경제인들 이야기다. "입국심사를 하는데 도무지 통과를 시켜주지 않아 1인당 200달러의 급행료를 줬는데도 2시간 이상 걸리더라."(정부산하기관장 A씨) "우리 일행도 150달러씩 줬는데,그것 없이는 통관에 5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더라. 그런 돈 없이는 사업이 안된다고 한다."(기업인 B씨)
국빈을 맞아놓고 그 일행들에게 하는 일이다. 물론 아제르바이잔 관료들이 한국인들만 이렇게 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부패분야의 세계 챔피언 국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나라는 또 이웃 아르메니아와 민족감정으로 인한 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지금도 그 갈등이 국지적 영토분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사업진출을 하기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금 다른 차원의 역설이긴 하지만 한국기업이든 미국기업이든,현실적으로 비자금을 만들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런 나라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비자금 조성을 칭찬할 순 없지만 그런 가욋돈 없이 이런 나라에선 아예 사업할 생각을 말아야 할 것 같다.
바쿠(아제르바이잔)=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
민간보다 정부관계자들이 조금 더 들뜬 분위기다. 아제르바이잔이 몽골처럼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배우겠다며 칭찬 일색이니 속으로 '으쓱'할 만도 하겠다. 정식으로 대사관도 개설하자고 약속한 만큼 '폼잡을' 일도 많아졌다. 현지에서 만난 우리 정부인사들은 양국간 관계의 멋진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이 결코 쉽게 접근할 만한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 방문에 동행한 경제인들 이야기다. "입국심사를 하는데 도무지 통과를 시켜주지 않아 1인당 200달러의 급행료를 줬는데도 2시간 이상 걸리더라."(정부산하기관장 A씨) "우리 일행도 150달러씩 줬는데,그것 없이는 통관에 5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더라. 그런 돈 없이는 사업이 안된다고 한다."(기업인 B씨)
국빈을 맞아놓고 그 일행들에게 하는 일이다. 물론 아제르바이잔 관료들이 한국인들만 이렇게 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부패분야의 세계 챔피언 국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나라는 또 이웃 아르메니아와 민족감정으로 인한 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지금도 그 갈등이 국지적 영토분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사업진출을 하기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금 다른 차원의 역설이긴 하지만 한국기업이든 미국기업이든,현실적으로 비자금을 만들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런 나라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비자금 조성을 칭찬할 순 없지만 그런 가욋돈 없이 이런 나라에선 아예 사업할 생각을 말아야 할 것 같다.
바쿠(아제르바이잔)=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