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석유매장량으로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 카스피해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유전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일함 알이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에너지·자원,교역·투자,정보기술(IT) 등 산업협력 등을 강화해 나간다는 내용의 '한·아제르바이잔 관계 및 협력의 원칙에 관한 공동성명'을 체결했다.

이어 한국석유공사는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인 소카르와 카스피해 중남부 이남(Inam) 유전광구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남광구는 추정 매장량이 20억배럴에 이르는 대형 광구.소카르가 지분 50%,BP와 쉘이 각각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석유공사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친 뒤 본격적인 지분매입 협상을 갖게 되며 대략 20% 정도의 지분을 소카르로부터 인수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가 이남광구 지분을 갖게 되면 한국 업체로선 처음으로 아제르바이잔에 진출하게 된다.

지난해 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이후 이 지역 및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카스피해의 잠빌광구(매장량 9억배럴)에는 석유공사 SK㈜ LG상사 삼성물산 대성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27%의 지분을 확보했다.

카자흐스탄 내륙 북서부의 아다광구(매장량 1억6000만배럴)에선 한국측이 지분 50%를 갖고 현재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석유공사가 현지 국영기업인 우즈벡네프테가즈와 공동으로 추스트광구와 나망간광구를 개발키로 하고 공동 평가작업에 착수했다.

두 광구의 석유 추정 매장량은 각각 4억3000만배럴과 3억8000만배럴이다.

석유공사는 2008년 아다광구를 시작으로 2013년 추스트광구 및 나망간 광구,2014년 잠빌광구에서 석유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선 가스전 개발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아랄해프로젝트 수르길가스전 우준쿠이가스전 등이다.

이 중 아랄해프로젝트의 매장량은 8조입방피트에 달해 석유로 환산하면 15억배럴에 이른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3국에서 개발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한국은 3~4년 이상 쓸 수 있는 석유 및 가스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의 경우 이미 미국과 유럽의 메이저 업체들이 장악한 상태고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남미국가에선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중앙아시아를 한국 에너지 보급원으로 삼을 수 있는 대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중앙아시아 3국에서 유전 및 가스전 개발사업이 성공할 경우 이란 핵문제 등 중동위기가 터지더라도 수년간 안정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쿠(아제르바이잔)=허원순·박준동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