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식성도 한국사람'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은 '작은 장군'으로 불릴 만큼 언제나 카리스마 넘치고 근엄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현대카드 TV광고를 보면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팀의 핌 베어벡 수석코치, 압신 고트비 코치와 함께 출연한 이 광고에서 익살스런 대사와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촬영 현장의 뒷얘기는 더 재미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 측은 촬영 당일, 자칫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준비했다.

그런데 아드보카트 감독 일행은 직접 사발면 한 상자를 들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광고 촬영이 진행되는 8시간 동안 사발면 한 상자를 말끔히 먹어 치웠다.

카푸치노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카푸치노도 촬영 내내 끊이지 않고 제공됐다.

사발면을 먹은 뒤 카푸치노를 마시는, 이미 반쯤은 한국인이 돼 버린 아드보카트 감독의 모습에 제작진들은 시종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애초 이번 광고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단독 출연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광고 제의를 받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감독과 코치진은 고생을 함께 하는 한 팀"이라며 베어벡, 고트비 고치의 동반 출연을 요청해 이들도 함께 등장하게 됐다.

또 처음에 제작진은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좀 더 코믹한 연기를 요청됐지만 지도자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싶다는 뜻에 따라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고트비 코치는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역할을 바꿔 표정 연기를 지도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한편 현대카드는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시 내보낼 광고도 비밀리에 준비했다.

역시 아드보카트 감독이 주연인 이 광고는 태극 전사들이 16강에 올라야만 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