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지 이력서를 채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일하는 게 우리의 최고 경쟁우위입니다."

'펀(Fun) 경영'의 선두주자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인재발굴과 채용 기준은 단연 '재미'다.

탑승 순간부터 착륙 때까지 기발한 유머와 위트로 승객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그들의 태도는 '사우스웨스트 매너'로 불린다.

이처럼 비즈니스와 일상생활에서 '재미'의 위력은 엄청나다.

신간 '펀 워크(Fun Work)'(레슬리 여키스 지음,이혜경 옮김,푸른숲)는 업무에 재미를 결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조직·인력 관리서다.

유쾌하게 일하고 즐겁게 성공하는 삶을 이끄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부제 '인재를 사로잡는 11가지 펀(Fun) 노하우'에서 알 수 있듯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키우는 방법,직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유능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최근 삼성과 LG SK텔레콤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펀 경영의 원리도 여기에서 나온다.

한마디로 억압적인 성과제일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발적인 에너지로 업무를 주도하면 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조직개발·변화관리 컨설턴트로 캐털리스트컨설팅그룹 창립자다.

그는 하버드대 급식사업부,블랙보드사 등 11개 회사의 성공사례를 통해 펀 워크의 11가지 원칙을 알려준다.

몇 년 전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의 예를 통해 그는 재미를 주는 조직이 성공한다는 근본 이치를 일깨운다.

이 회사에서 건져올린 원칙은 '업무수행의 자유를 허용하라'다.

650명이 넘는 하버드대 급식사업부 직원들은 연평균 500만끼의 식사와 특별행사를 제공하면서 전국적인 상을 휩쓸 정도로 규모나 명성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이들은 한꺼번에 2000명 이상의 학생이 식사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세심하고도 치밀하게 준비한다.

조리장은 사회진출을 앞둔 졸업반 학생들에게 요리 레슨 강좌를 개설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음료수 자판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오렌지 소다 품목이 없다고 푸념한 학생을 위해 그 음료수 두 상자를 학생의 방으로 보낸 뒤 뛸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고객 서비스의 진짜 재미를 재확인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는 '편견에 도전하라'는 덕목을 제시한다.

위에서 얘기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경우에는 '즉흥성을 활용하라'는 원칙을 추출해낸다.

인터넷 인사관리 서비스 공급업체인 임플로이즈사는 직원들이 애정을 갖고 경영진을 따르고 탁월한 성과를 내는 회사.그 속에서 '과정을 믿어라'는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그외 '재미를 느끼는 다양한 방식을 존중하라'(블랙보드),'경계를 확장하라'(프로세스 크리에이티브),'진정성을 지녀라'(아일 오브 카지노),'선택을 잘하라'(러셀 로가트),'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간섭하지 마라'(원 푸르덴셜 익스체인지),'폭넓은 사고와 모험을 받아들여라'(윌 빈튼 스튜디오),'축하하라'(아메리칸 스칸디아)의 원칙들을 체득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사람들의 경험담과 자신의 '재미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펀 테스트'도 곁들여져 있다.

268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