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야드짜리 파5홀에서 서드샷용 클럽이 7번아이언.프로전향 후 첫 고국 나들이 나선 미셸 위(17·나이키골프)의 장타력에 갤러리들이 혀를 내둘렀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녀 골퍼지만,'거리'만큼은 국내 성인 남자프로골퍼 못지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오픈 대회장인 스카이72CC 하늘코스는 파72에 전장 7135야드로 세팅됐다.

남자골프대회 코스로는 긴 편은 아니지만,미국LPGA투어 대회의 길이(파72기준)가 6200∼6400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여자들에게는 버거울만한 코스.

그러나 위에게는 '만만한 거리'에 불과했다.

14개의 파4,파5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한 것은 9차례에 지나지 않았고,어프로치샷도 대부분 쇼트아이언으로 처리했다.

첫날 주최측이 공식적으로 드라이버샷 거리를 측정한 10,18번홀(이상 파5)에서 위는 평균 269야드를 기록했다.

동반플레이어인 김대섭(263야드)보다 6야드 더 나갔고,다른 동반자인 T 필카다리스(호주·270야드)와는 비슷한 기록이다.

위는 특히 대부분 파4,파5홀에서 김대섭보다 나중에 세컨드샷을 할 정도였다.

미셸 위의 장타력을 시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홀이 18번홀이었다.

이 홀은 거리가 635야드로 18개홀 중 가장 길다.

아마추어 '파워 히터'들도 3온을 하기 힘든 홀.위는 그러나 드라이버샷과 세컨드샷(5번우드)을 480야드 정도 보낸 뒤 홀까지 155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서드샷을 해 파를 잡았다.

630야드가 넘는 파5홀이라도 위가 '레귤러 온'을 해 버디기회를 잡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

위는 경기 후 "도대체 파5홀에서 3온을 할 수 있는 홀 길이가 어느 정도까지인가"라는 물음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클럽별 거리로 역추산해볼 수 있다.

위는 2006나비스코챔피언십 4라운드 최종홀에서처럼 드라이버샷을 맘 놓고 치면 300야드를 날린다.

위는 또 "페어웨이에서 3번우드(로프트 15도)로 250야드까지 친다"고 밝혔다.

위가 '드라이버샷-3번우드-3번우드'로 세 번 칠 경우 최대 800야드까지는 3온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미PGA투어 코스에서도 700야드가 넘는 파5홀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위는 거리에 관한한 남자선수들에게 한 치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진 셈이다.

이 같은 장타력은 골프선수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위는 '천부적 골퍼'라 할만하다.

인천=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