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현대차,질주하는 도요타.' 현대자동차가 검찰 수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환율 쇼크'로 비틀거리는 사이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점점 더 격차를 벌리며 무섭게 달아나고 있다.

특히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반면 도요타는 잇따라 해외 공장 신설에 나서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도요타를 따라잡기는커녕 기존 영토마저 내줘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끝없이 곤두박질 치는 현대차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중국 인도 등 3대 해외 공장 판매량은 총 6만9057대로 전달보다 9.5% 줄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경우 지난달 1만770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달에 비해 16.5% 급감했다.

수출 물량을 포함한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도 전달보다 1.8% 줄었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월별 판매량이 전달보다 줄어든 것은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현대차 인도공장도 지난달 2만5849대를 파는 데 그쳐 전달보다 13.9% 줄었다.

반면 중국 공장은 전달보다 1.6% 늘어난 2만5500대로 간신히 체면 치레를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정몽구 회장의 구속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면서 판매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독일 도이체방크는 총수 구속 등 최근의 사태는 현대차의 미국 딜러망 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순이익을 급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침 없이 질주하는 도요타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21만9965대(렉서스 브랜드 포함)를 팔아 월간 기준 사상 최고 판매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다임러크라이슬러(19만95대)를 제치고 판매 순위 3위에 올라섰다.

반면 현대·기아차(6만8832대)는 혼다(11만9752대)와 닛산(7만7102대)에도 뒤져 7위에 그쳤다.

도요타는 특히 전 세계 판매량에서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GM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와 관련,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날 도요타가 2010년 1030만대를 팔아 GM을 제치고 확고한 정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그룹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810만대에 달해 GM(917만대)에 이어 2위였다.

도요타는 '1000만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 등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 현지 생산 공장을 확충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 텍사스 신공장 가동에 들어가고 캐나다에도 2008년까지 추가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과 유럽 지역에도 2010년까지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이건호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