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씨 로비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인 만큼 당분간 현대자동차그룹 이외에 김재록씨 로비의혹에 연루된 다른 기업들의 수사를 중단키로 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3일 기자브리핑에서 "현대차그룹 수사와 정몽구 회장 구속만으로도 재계가 불필요하게 긴장하고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선거 전까지는 가급적 대형 경제사건 기획수사는 자제할 계획이며,여기에는 김재록씨 로비의혹 관련 기업 수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 기간(10일)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면서 "현대차 비자금의 용처 수사는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검찰 주변에서는 "당초 김재록씨 로비의혹에서 비롯된 수사가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 관계자들만 사법 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도 정몽구 회장을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했으며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한 산업은행의 현대차 계열사 부채탕감 의혹 조사와 비자금 흐름 파악을 위한 계좌추적도 실시했다.

한편 검찰은 KDB파트너스 전 상무인 이대식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