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20년차인 오모씨(42)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9시 퇴근 때까지 점심시간을 빼곤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생활한다.

컴퓨터와 살고 있는 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침침하고 손목과 어깨가 결리는 통증을 느꼈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VDT(Video Terminal Syndrome)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오랫동안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잘못된 자세로 인해 오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대부분 통증이 생기면 근육통이거니 하고 약국에서 약을 먹고 찜질방 또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거나 스포츠 마사지를 받아본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다가 다시 반복돼 오히려 심하게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똑바로 앉아라=VDT증후군은 과도한 업무로 인한 어깨나 뒷목 허리 등의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며 통증을 일으키는 근막동통증후군이 생기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할 경우 손이 저린 증상도 동반된다.

컴퓨터가 원인이라기 보다 잘못된 자세와 습관이 더 큰 원인이다.

컴퓨터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가 되며 턱을 괴거나 키보드의 높이가 맞지 않아 오랫동안 좋지 않은 자세에 노출되기도 한다.

또 의자와 등받이가 맞지 않아 허리와 목을 과도하게 앞으로 당기는 자세가 되기도 한다.

치료에는 약물을 주사하는 주사요법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40~50분 일한 뒤 10분 정도 쉬면서 어깨근육을 풀기 위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최선책이다.

통증부위에 따라 스트레칭도 다르므로 진단을 받고 하는 것이 좋다.

나쁜 자세 만큼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인이다.

진미령 산재의료관리원 인천중앙병원 재활의학과장은 "가벼운 통증이라도 오래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 원인을 교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눈이 피로하면 감고 쉬어라=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보면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럴 땐 자꾸 눈을 깜빡여 주는 것이 좋다.

눈이 빡빡하거나 시릴 때는 안구건조증이 의심되므로 전문의 처방을 받아 인공눈물을 30~40분마다 한번씩 수시로 넣어주면 좋다.

컴퓨터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보면 눈이 침침해지고 가까운 거리의 물체만 잘 보이도록 적응되는 근시가 발생할 수 있다.

적절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창밖의 먼 곳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이 피곤할 땐 감고 쉬는 것도 좋다.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두고 40c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성주 건양의대 김안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눈이 피로할 때 운동을 하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며 "평소 좋은 습관을 통해 시력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