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포'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시즌 5호 아치를 드라마 같은 역전 끝내기포로 연결시키며 역시 결정적인 순간 강한 '해결사'의 본색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21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센트럴리그 최대 라이벌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지던 연장 11회말 1사 1루에서 한신 마무리 구보다 도모유키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 아치를 쏘아올렸다.

요미우리는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14승(1무 3패)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절묘한 한 방이었다.

이전까지 4번의 타석에서 2루 땅볼 2개, 삼진 2개 등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 4번 주포의 체면이 깎였던 이승엽은 패색이 짙던 연장 11회말 1사 1루의 절호의 찬스에서 구보다와 맞닥뜨렸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높게 파고들던 146㎞짜리 직구를 그대로 밀었다.

순간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 관중은 숨을 죽였고 포물선을 그리던 타구가 마침내 펜스를 넘어갔다는 3루심의 사인이 나오자 요미우리 관중석에서는 승리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1루와 우측 외야의 요미우리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홈을 밟던 이승엽을 환영했고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도 전부 뛰어나와 대포를 쏘아올린 이승엽을 열렬히 맞이했다.

이승엽은 "너무 기뻐 할 말이 없다.

이전 타석에서 부진해 가슴에 안 좋은 감정이 남았었는데 한꺼번에 털 수 있어 너무 좋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이날 한신의 좌완 에이스 이가와 게이에게 3타수 무안타로 막혔다.

지난 18일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전부터 이시이 가즈히사, 이시카와 마사노리, 그리고 이날 이가와까지 이승엽은 세 차례 연달아 만난 좌투수에게 모두 무안타에 그쳐 향후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한편 이가와-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 양팀의 에이스가 선발로 나선 이날 경기는 라이벌전답게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5천여 팬에게 야구의 참 맛을 선사했다.

0의 행진이 계속되던 6회 요미우리는 1사 2루에서 니오카 도모히로의 좌선상 2루타로 귀중한 1점을 뽑았다.

그러나 8회 1사 2루에서 우에하라가 한신의 대타 히야마 신지로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한신은 연장 11회초 후지모토의 적시타로 승리를 눈 앞에 뒀으나 요미우리는 11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승엽의 극적인 한 방으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