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의회 소집..자파리 총리 연임 고수 입장 철회

지난해 12월15일 총선 실시 후 4개월 넘게 표류해온 이라크 새 정부 구성 작업이 급물살을 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 정파들은 지난 2월10일 확정된 총선 결과에 따라 의회를 구성했지만 새 정부의 실권을 쥔 총리 선임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부 구성을 주도해야 할 의회는 지난달 16일 개원한 이후 공전됐다.

이라크 내 최대 정파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은 20일 당초 이날 예정됐던 의회 소집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총리 등 새 정부 핵심 지도자 인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회가 오는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열리는 것으로 결정됐다.

UIA 의원인 후세인 알-샤흐리타니는 "UIA는 총리 후보를 그 이전에 결정해 의회에 표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니파 원로 정치인인 아드난 파차치 의장 대행은 이와 관련, "이 정도 시간이면 이라크 국민들이 기다려온 화합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22일 중에 새 정부 핵심 직책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UIA 내부는 물론 수니파와 쿠르드족 정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새 정부 출범의 걸림돌이 됐던 이브라힘 알-자파리 과도정부 총리는 이날 차기 총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IA 관계자는 AFP통신에 "자파리 총리는 자신을 새 정부 총리로 지명한 UIA에 모든 결정을 맡기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UIA는 22일 의회 소집 이전에 지도부 회의를 열어 자파리 총리 내정을 고수할 것인 지, 새 후보를 내세울 것인 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니파와 쿠르드족 정파 및 UIA 내부에서도 자파리 총리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져 다른 후보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IA가 새 정부 총리 후보를 다른 인물로 교체할 경우에는 자파리 총리가 속한 시아파 정파인 다와당이 지명하는 사람이 내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UIA는 전체 275석 가운데 과반에 못미치는 128석을 확보하고 있어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지원을 받지 않고는 총리를 배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라크 의회는 22일 회의에서 실권을 쥔 총리 후보를 비롯해 대통령과 부통령 2명, 의회 의장, 부의장 2명, 부총리 2명을 뽑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의전적 성격이 강한 대통령으로는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현 과도정부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부통령으로는 UIA의 지난 2월 총리 후보 경선 때 자파리 총리에게 졌던 아델 압델 마흐디 현 부통령과 수니파 지도자인 타리크 알-하셰미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 의장으로는 아드난 알-둘라이미 수니파 지도자, 부의장으로는 시아파 지도자인 칼리드 알-아티야와 쿠르드족 의원인 아리프 타이푸르가 거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