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사상 처음 배럴당 7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18일 SK㈜가 7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정유주와 해외 에너지자원개발 관련주,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과 석유화학주는 울상이다.

유가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증시 주요 변수로 재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예전과 달리 유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며 상승추세를 바꿀 만큼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이미 고유가 영향권에 들어 한국 증시도 급조정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정유주 웃고 항공주 울고

정유 자원개발 대체에너지 조선 등 고유가 수혜종목이 이날 동반 상승했다.

정유주이자 동시에 대표적 자원개발주로 꼽히는 SK㈜는 1900원(2.7%) 급등,사상 첫 7만원대에 진입했다.

SK㈜는 유가 강세 국면을 타고 1개월 만에 20%가량 치솟았다.

해외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참여 중인 자원개발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

대우인터내셔현대상사 대성산업 등은 3~5% 급등했다.

조선도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오일달러가 풍부해진 중동 산유국들의 선박 발주가 늘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선박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주는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으로 3% 안팎의 내림세를 보였다.

석유화학주도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유화주들은 이미 고유가 영향권에 들어 1분기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증시 고유가에 촉각


이미 글로벌 증시는 유가 급등에 따라 조정권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장창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주간 일본 증시는 조정양상을 보였는데 오를 땐 찔끔 오르고 내릴 땐 1%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지속했다"며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도 맥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증시가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가능성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장기채 금리가 5%를 웃돌고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에서 고착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글로벌 유동성 악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데다 현재까진 글로벌 유동성 위축현상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어 유가 악재가 일시적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계속 오르는 와중에 주가가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인 데서 보듯이 유가는 이제 핵심변수가 못 된다"며 "한국경제가 석유의존도가 높은 중화학 중심에서 정보기술(IT) 위주로 체질개선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r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