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핵 비확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마오쩌둥 시대 이후 상당히 성숙돼 왔다.

하지만 한편으로 중국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미국과 서방은 이제 중국이 평화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라고 압력을 가해야 할 때다.

중국도 이란에 대한 지원을 끝내야 할 때다.

중국은 1950년대에 핵확산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확립했다.

사회주의 국가가 확보한 핵은 세계 평화를 진전시킬 것이란 믿음이었다.

그래서 모든 공산국가는 물론 비동맹 노선을 추구한 나라들도 핵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약소국들은 핵무기를 가져야 미국과 소련이란 초강대국을 막아낼 수 있고 세계적 이슈에서 발언권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중국은 핵기술을 무차별적으로 퍼뜨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결국 1964년 첫 핵실험을 한 이후 입장을 바꾸었다.

또 1984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했다.

이후 중국은 포괄적인 핵 수출통제 법안을 마련했고 핵물질 취급 등과 관련된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IAEA는 중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장비를 공급해온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 핵무기 과학자들은 2003년 말에 이란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란의 반정부단체인 NCRI에 따르면 2004년에 중국은 핵무기를 작동시키는 데 쓰이는 베릴륨을 보냈다.

작년말에는 원심분리기와 그 부품을 공급했다고 한다.

이란에 대한 중국의 이 같은 지원은 핵비확산조약(NPT)을 위반한 것이다.

또 1997년 미국에 이란에서 어떤 새로운 핵협력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이란내 석유자원에 접근하기 위해 핵확산이란 카드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적대적 정권이 핵무기를 획득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핵)시스템이 완전히 실패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불행히도 핵무기를 보유하는 나라가 급속히 늘어날지 모른다.

IAEA는 40개국이 수년 안에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2004년에 추정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세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여기서 1990년대 북한 핵문제와 관련,미국의 대응책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4년에 워싱턴은 베이징이 평양을 계속 지원하면 중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고 내밀하게 메시지를 전했다.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실질적인 교역혜택을 내세워 설득하기도 했다.

결국 중국은 북한에 대한 무역제재에 동참했으며 식량과 석유 공급도 끊었다.

평양은 즉각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한 회담을 시작하는 유화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북한의 사례는 미국이 원하기만 한다면 중국은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워싱턴은 공개적인 수사를 동원할 수 있고 채찍과 당근 정책을 쓸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미국은 움직여야 하고 중국은 이란 문제의 결말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2006년 '핵의 결말:북한이 세계에 도전하다'란 책을 쓴 필자가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의 핵 외교'란 제목으로 기고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