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자격시험인 세무사 시험에서 한 문항이 누락되고 다섯 문항이 중복돼 출제되는 등 오류가 생겨 수험생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사장에서 8000여명의 수험생이 응시한 제43회 세무사자격 1차 시험 영어과목 B형 문제지에서 18번 문항이 누락된 채 출제됐다. 또 번호만 다를 뿐 내용이 같은 문항이 다섯 문제나 중복돼 나왔다.

이날 각 고사장에선 일단 영어 B형 18번 문제는 풀지말라고 공지했으며 중복된 문제는 그대로 시험을 진행했다. 이날 시험은 국세공무원교육원이 주관해 출제했으며 인쇄과정에서 B형 시험지가 잘못 인쇄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수험생은 "어떻게 한두 문제도 아니고 무려 여섯 문제씩이나 오류가 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류가 없는 A형 문제지를 푼 학생들도 잘못 인쇄된 B형 문제를 모두 정답처리할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다.

김남문 국세청 총무과장은 "국가가 주관한 가운데 많은 수험생이 치른 시험인 만큼 재시험은 불가능하다"며 "A,B형 문제지를 푼 수험생 모두 불이익이 없도록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내놓아도 수험생들에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어 사태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