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한투자증권빌딩에서 800여명의 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애재무설계와 老테크' 세미나를 가졌다.

파이낸셜플래닝과 보험은 물론 세(稅)테크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출연,'나무(재테크)'를 심기 앞서 큰 숲(재무설계)을 그리는 노(老)테크 해법을 소개했다.

또 생애재무설계는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며,보험도 이제 보장 성격을 뛰어넘어 투자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생을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을 통해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될 것을 조언,행사장을 가득 메운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세미나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소개한다.

[ 주제발표 / 최승우 한국FP협회 전무 ]

최승우 한국FP협회(KFPA) 전무는 '재테크에서 FP(Financial Planning) 시대로'란 주제의 강연에서 "재무 설계 없는 재테크는 인생의 리스크를 높일 뿐"이라고 지적,"재무설계로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무'(재테크)보다 '큰 숲'(재무설계)을 봐야 인생을 안전하고 여유롭게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저성장·저금리·저출산 시대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산을 형성해 가는 0~30세 △축적·운용하는 31~60세 △보존·상속하는 61~90세의 '트리플 30' 시대를 맞게 됐다.

노후생활 30년을 여유롭게 향유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생애 주기의 변화가 온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저출산이라는 신조류가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

4%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경제성장률,1%대인 실질금리,가구당 1.19명 꼴로 급락한 출산율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산관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임박해 더욱 그렇다.

베이비 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 정도지만,자산보유 규모는 절반을 웃돌고 있다.

이들의 노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재무설계가 시대의 조류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테크 앞서 재무 설계부터

우리나라 사람 중 상당수는 '재테크 추종자'이지만,재무설계에 있어서는 초보자들이다.

재테크는 나무요,재무설계는 숲이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바라봐서는 노후를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

재무설계에 접근할 때는 '스마트'한 목표 설정이 첫 번째다.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며 △달성 가능(attainable)하고 △합리적(reasonable)이며 △시간이 설정(timed)돼야 한다.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중·장기적인 재무설계를 하되,개인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것을 권한다.

금융자산 중에서도 주식과 보험(연금) 비중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재무설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후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금융자산의 운용 구조가 간접·적립식 투자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설계의 이점은 돈이 많든 적든간에 돈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의 자기수양 최종단계(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와 마찬가지로 재무설계를 통해 돈의 성숙단계(money maturity)까지 이를 수 있다.

돈에 구애되지 않도록 도와주며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게 바로 재무설계다.

강동균·조재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