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우리 경제가 또다시 불안해지는 양상이어서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치솟고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수사로 인해 재계는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위축당하는 분위기이고 지방선거를 앞둔 각종 정치논리도 경제외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어디를 둘러 보더라도 이상징후들 뿐이다.

이 때문에 일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더블딥(경기 재침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런 진단이 과연 맞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꺾이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충분히 제기될 만하다고 본다. 지난 2월 산업생산 동향에서 생산 소비 경기선행지수 등 각종 경기지표들이 불안한 조짐을 보였던 터에 해외 악재들과 경제외적 변수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때 그 때의 시장상황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 핵문제가 당장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때문에 이런 조마조마한 국제정세가 계속되면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80달러까지 곧바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역시 시장의 불안심리를 등에 업고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000원대에서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이 950원대로 내려가고 원·엔 환율이 800원선 언저리에 머물면서 수출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안겨주고 있는 원화강세도 그 끝이 어디일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와 같은 경영여건 악화는 벌써부터 기업실적 악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면 경기회복에 큰 타격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올해 경제운영방향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당국의 면밀한 동향 파악과 분석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외환경이 어려운 때일 수록 기업의 심리를 위축(萎縮)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가 원자재 환율 등 해외변수들은 우리 힘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를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하루빨리 투자 등 본연의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