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수출 누적대수 600만대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별다른 기념식도 없이 썰렁하게 지나갈 전망이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소환이 임박한 어수선한 상황에서 드러내놓고 축하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12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로 처음 수출한 이래 지난 3월말까지 총 595만대를 해외에 수출했다.

한달 평균 7만-8만대가 수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수출 600만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는 누계 100만대 수출을 1995년에 이뤄 20년이 걸렸지만 이로부터 200만대(1999년 6월)까지는 4년, 300만대(2001년 4월)는 1년10개월, 400만대(2003년 11월)는 2년7개월, 500만대(2005년 3월)는 1년4개월, 600만대는 1년1개월 등으로 100만대 돌파기간을 단축해 왔다.

기아차는 앞으로는 연 100만대 이상씩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차는 수출이 100만대씩 늘어날 때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사내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갖는 등 축하행사를 가져왔다.

작년 3월 수출 500만대를 넘어설 때에는 평택항에서 정의선 사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기념식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조만간 달성될 수출 600만대를 위해 준비하는 행사는 없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 실적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면서 "수출 600만대 돌파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13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여는 '뉴카렌스' 신차 발표회도 풀체인지 모델인데다 최근의 판매 부진을 타개할 차종으로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렇다 할 외빈없이 조촐하게 치러진다.

통상 현대차와 기아차는 비중있는 신차를 발표할 때에는 관계부처 장.차관과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를 초청해 왔다.

기아차 관계자는 "조남홍 사장이 행사를 주재할 예정"이라며 "평소라면 출시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할텐데 지금은 전혀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