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 명문가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 간에 400년 가까이 끌어온 '산송(山訟·묘지에 관한 다툼)'이 두 문중 후손들의 극적인 타협으로 막을 내렸다.

10일 파평 윤씨 대종회와 청송 심씨 대종회에 따르면 두 문중은 지난해 8월 청송 심씨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분수리 윤관 장군 묘역 4만평 내에 조성된 청송 심씨 조상 묘 19기를 이장하고,파평 윤씨는 이장에 필요한 부지 2500여평을 제공한다는 조건에 합의,392년간 끌어온 다툼을 끝냈다.

두 문중은 내달부터 묘지 이장을 시작할 예정이다.

두 문중 간 산송은 조선 중기인 1614년 청송 심씨의 수장으로 영의정을 지낸 심지원(1593~1662)이 파평 윤씨인 윤관 장군 묘를 파헤치고 그 자리에 부친 등 일가 묘를 잇따라 조성하며 비롯됐다.

파평 윤씨 일가는 이에 반발해 100여년이 지난 1763년 윤관 장군 묘를 되찾겠다며 심지원 묘를 일부 파헤쳤고 청송 심씨 일가가 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오랜 다툼으로 발전했다.

두 문중은 모두 조선시대 왕비를 다수 배출한 대표적인 외척 가문으로,당시 임금이던 영조는 고민 끝에 윤관 장군 묘와 영의정 심지원 묘를 그대로 받들도록 해 두 문중의 화해를 구했다.

그러나 파평윤씨 일가가 이에 불복,심지원 묘를 이장해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다가 매를 맞아 죽는 등 두 문중 간 원한만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