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일각의 '장기 해외 체류설'을 일축하고 예정대로 8일 귀국키로 한 것은 '경영차질'을 최소화하고 검찰의 수사에 정상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의 귀국으로 검찰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현대차그룹의 경영공백 상태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예정대로 귀국 정 회장이 검찰에 귀국을 알린 것은 6일 오후.지난 2일 미국으로 출국한 지 4일 만에 귀국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설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예정대로 귀국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도 "정 회장은 오래 전에 계획된 미국 판매현황 및 생산현장 점검 일정을 소화한 것 뿐"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검찰 수사와 관련한 출국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 회장이 출국 후 귀국 시점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소환 방침을 밝히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나온 데다 그룹 경영에도 공백이 생기자 귀국 시기를 예정대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어떻게 검찰은 정몽구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조사 일정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이 귀국하더라도 검찰의 수사일정이 있는 만큼 다급하게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회장 부자의 검찰 조사일정은 빨라도 내주 중반 이후에나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그동안 김재록씨 로비사건과 관련해 드러난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이번 현대차 비자금 수사의 초점을 '부의 불법적인 축적과 이전'에 맞춘다고 공언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확장과정에 수사력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 김병일·오상헌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