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南美 '실용좌파' 경제 순항… 고수익 노린 투자자금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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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南美 '실용좌파' 경제 순항… 고수익 노린 투자자금 '밀물'
중남미가 도미노 좌파 바람 속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인기를 얻으며 세계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좌파가 아닌 실용주의적 좌파 정권들이 이념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손을 맞잡고 세계 경제에서 비중을 급격히 높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남미 포퓰리스트에도 거리낌없는 투자자들'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남미에서 재정 건전성을 갖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FT에 따르면 남미 대부분의 국가는 3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부채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브라질의 장기 해외 부채는 2002년 국내총생산(GDP)의 40%에서 최근 13%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역시 GDP의 100%가 훌쩍 넘는 부채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로 외환 보유액이 급증하자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전액을 조기 상환하기도 했다. 멕시코 역시 50억달러어치의 외채 상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루과이도 지난주에 IMF 차관 6억3000만달러를 갚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성장세도 견조하다. 브라질 정부는 6일 세계경제포럼(WEF) 중남미 회의에서 올해 GDP 성장 목표를 기존의 4~4.5%에서 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외환 위기 이후 최근 3년간 8% 이상의 GDP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도 활황이다. 지난해 중남미 주식 및 채권 시장으로 총 39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2004년보다 40배 늘어난 규모다. 과거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졌을 때 채무 구조조정을 위해 발행했던 '브래디 채권'도 되사들이고 있다. 경제 상황 호전으로 좌파 정권들의 사회복지비용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정국도 안정되고 있다.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고유가 덕에 최근 2년간 약 170억달러를 특별 사회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브라질도 사회복지기금 수혜자를 850만명으로 확대했다. 볼리비아 역시 가스와 광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최근 4500여개의 교사직과 1000여개의 의사직을 창출했다. 전문가들은 중남미 경제가 석유 같은 원자재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쉽게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멕시코는 전기 산업, 브라질은 연금 등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쏟아 공공 부문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