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그물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가자."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이 같은 표현을 빌려 사실상 LG카드 인수전 참여를 포기하고 자체성장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황 행장은 6일 월례조회를 통해 "정부와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주주이고 여러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는 상태에서 주변에 여러 M&A(인수합병) 등이 일어날 때 우리가 마음대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며 "통합 신한은행 출범과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LG카드 인수전 시작 등 은행권에 여러 변화가 있지만 우리은행은 거북이처럼,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혼자서 갈 때"라고 말했다. 그는 "토끼(경쟁은행)가 뛰어가든 누워서 자든 우리는 거북이처럼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기호지세의 영업력으로 최고은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올 1·4분기 영업실적에 대해 "모든 직원들에게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올 들어 자산이 10조원이나 늘어 지난달 말 처음으로 150조원을 돌파했고 연체율은 0.07%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전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지난 2월 중소기업 대출부문에서 국민은행을 제치고 시중은행권 1위로 올랐으며 신한은행은 이미 작년에 넘어섰다"며 "외환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 영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업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